원양어선 베트남인 작업반장 살해 후 시신유기

우리나라 원양어선에서 외국인 동료선원을 살해한 뒤 바다로 던진 인도네시아인 7명이 살인혐의로 기소됐다.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은 지난 1일 꽁치잡이 원양어선에서 동료선원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인도네시아인 A씨(27) 등 7명에 대해 살인혐의로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부산선적 원양어선 S호에 승선해 지난 8월2일 새벽 5시30분께 독도 동쪽 50마일 해상을 지나던 중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작업반장 B씨(31·베트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바다로 던져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숨진 작업반장 B씨가 인도네시아 국적인 자신들에게 힘든 일을 시키는 등 폭언과 폭행을 참지 못해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사결과 폭언·폭행 등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데다 사전에 B씨를 살해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 점 등이 밝혀져 살인혐의를 적용시켰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에서 유기까지 5분 내에 이뤄진 점, 사전에 범행을 모의한 점 등을 미뤄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S호에는 베트남인 11명과 필리핀인 8명·인도네시아인 9명 등 외국인 선원 28명이 타고 있었으며, 한국인은 선장 등 7명이 승선했다.

이들 중 한국말을 아는 선원은 숨진 B씨 뿐이었으며, 한국 선원들은 B씨를 통해 작업 지시 등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지청은 베트남 대사관을 통해 숨진 B씨의 장례비와 유족 생활비 등 지원을 논의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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