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설총·일연 삼성현 낳고 기른 '민족의 젖줄'

▲ 금호강이 경산시내를 관통하며 흐르고 있다

금호강(琴湖江) 중류에 합류하는 남천과 오목천이 펼쳐진 곳에 경산시의 대부분이 자리 잡고 있다. 금호강 강북에 팔공산을 뒤로한 하양읍과 와촌면이 아늑하게 앉아 있다. 남천(南川)은 남천면 용각산에서 발원해 대구 동구 안심동 부근에서 금호강으로 흘러들고, 오목천은 용성면 구룡산에서 발원해 시의 도심을 통과하여 금호강에 합류한다.

팔공산을 북쪽 배산(背山)으로 금호강을 남쪽 임수(臨水)로 한 경산 땅. 팔공산은 경산은 물론이거니와 이웃한 대구와 영천 그리고 칠곡과 군위까지 널리 품에 안고 있다.

경산시 중앙부는 금호평야로 넓게 트인 형상을 이룬다. 금호평야는 금호강과 그 지류의 퇴적작용에 의해 형성되어 경상북도 제일의 평야지대를 이루고 있다. 토심이 깊고 비옥한 사질양토로 묘목을 비롯한 모든 작믈의 생육이 좋다. 하양읍, 진량읍 8개리에 680농가가 600㏊의 묘목을 재배, 전국 묘목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금호강 유역의 충적평야는 '경산 대추'라는 특산품을 낳았다. 평야에 과원이 조성된 경산대추는 생육이 좋아 품질이 좋다. 농림부와 산림청으로부터 품질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2007년 지리적표시제 제9호 농산물로 등록됐다. 현재 1천542농가가 840㏊에 지난해 5천561t의 대추를 생산한다. 전국 생산량의 40%다.

반농반도(半農半都)의 경산은 서민의 소비와 공급처인 전통시장의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3년 하양 공설시장이 전국 최초 마트형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했으며, 경산 공설시장의 현대화 사업이 2017년까지 추진될 계획이고, 자인 공설시장 현대화 사업도 계획 중에 있다.

▲ 관봉 정상 석조여래좌상 영험한 기운 '소원 성취'입시철 기도객 물결 장관

 

물 좋고 땅 좋은 곳에 아주 옛날부터 사람들이 모여 산 것이 당연하다. 경산시는 압독국의 옛 터전으로서 선사시대 이래로 많은 유적과 유물을 남기고 있다. 조영동 일대의 민무늬토기 유적과 옥산동·옥곡동과 자인·남산·용성·남천·와촌면과 하양읍에 고인돌이 있고, 대정동과 압량면 현흥리에 선돌이 있다.

경산 압량리에는 현재 한국의 원형을 만든 삼한일통(三韓一統)의 대업을 이룬 주역 김유신 장군이 압량주의 군주로 있을 때 군졸을 훈련시킨 고대식 광장인 병영유적이 있다. 부적리 마위지는 김유신장군이 말들의 물을 먹이던 곳이라고 한다. 경산 병영유적과 마위지는 신화랑풍류벨트 조성사업으로 지난해 11월 화랑도 정신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근린공원으로 재탄생했다.

경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와촌면 대한리에 있는 '갓바위'라고 불리는 팔공산 관봉의 석조여래좌상이다. 팔공산의 여러 봉우리 중 해발 850m의 관봉 정상에 9세기경 불심 깊은 장인이 조각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강학리에는 원효대사와 김유신장군이 수도했다는 석굴로 유명한 불굴사가 있다. 이곳에는 자연암반에 조성한 약사여래 입상과 삼층석탑이 있다. 하양읍 사기리 팔공산의 자락인 환성산에 자리잡은 환성사에는 835년 창건한 고려 말 조선 초의 건물인 대웅전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 문체부 지정 사진 명소 왕버들·복사꽃 어우러져 영화 등 촬영 장소 인기

 

경산은 불자들이 모여들기로 갓바위가 유명하지만, 기독신자들이 몰려드는 유명한 곳이 있다. 우리나라 기독교(신구교 포함) 교회중 대형교회로 이름난 경산중앙교회다. 경산시 중방동에 있는 예수교 장로회 소속으로 일요일 예배 보러오는 신자만 약 5천명이다. 설립이 그리 오래 되지 않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해마다 음력 5월 5일 단오날 자인면 오목천 중류 시냇가에 자리 잡은 계정숲에선 '경산자인단오제'가 열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단오 때 열리는 단오굿에서 유래하였다. 왜구들을 무찌른 '한 장군'을 추모하기 위하여 사당을 짓고 해마다 단오날이면 제사를 지내고 놀이를 즐긴 것이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다.

특히 경산은 우리 역사상 최고의 불교사상가이며 불교 대중화에 힘썻던 원효대사, 한자에 토씨를 넣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이두를 집대성한 설총, 삼국유사를 편찬한 일연이 난 곳이다. 지난 4월 삼성현의 위대한 업적과 사상을 공유하기 위한 삼성현 역사문화공원이 남산면 인흥리 일원에 공식 개장됐다.

삼성현을 배출한 고장답게 경산은 현대에 와서 인재의 요람으로 유명하다. 12개 대학 12만명의 대학생과 170개 연구기관을 품은 전국 제일의 교육 도시이다. 1970년대 대구대와 청구대가 통합된 영남대, 대구가톨릭대(옛 효성여대), 대구대(옛 한국사회사업대) 영남신학대 등이 대표적. 1980년대 이후 대구에서 옮겨온 고등 교육 기관들이다.

▲ 바닥분수·물놀이장 조성 지역 랜드마크로 재탄생 생태체험·휴식공간 각광

 

경산시는 대학로(대동·계양동) 15만915㎡(4만5천 평) 일원에 2019년까지 '청년문화창의 지구'를 조성해 젊고 우수한 창조인력으로 청년창업과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상상아이디어실, 미디어랩실, 문화  공연시설, 전시실 등의 시설을 갖춘 '청년 콘텐츠 창작소'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산에 가면 한번은 가볼만한 명소가 있다. 오목천에 물을 보태주는 남산면 반곡리에 위치한 반곡지가 바로 그곳이다. 둑을 가득 메운 수백 년 된 20여 그루의 왕버들 나무가 주변 복사꽃과 함께 어우러져 아름답다. 지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로 선정됐으며, 최근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역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한 남매공원 역시 바닥분수와 물놀이장, 음악분수 등으로 각광받고, 남천과 경산시청 인근 남매근린공원은 2016년까지 생태  체험학습 및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돼 남매공원과의 멋진 앙상블이 기대된다.

산업과 교육의 명성을 가진 경산시는 사람 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강과 하천을 살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 금호강 수변에 대해  지난 2012년부터 3개년에 걸쳐 주민과 함께하는 친수공간을 조성했다. 운동 시설과 함께 산책로, 휴게쉼터 및 편의시설을 조성했다. 시는 앞으로도 금호강권 수변자원에 대한 환경적 특성을 되살려 내 자연과 문화, 자연과 사회가 만나는 도심수변 공간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20여년 전부터 비약적으로 성장한 경산시는 최근까지 들어 눈에 띄게 변모하고 있다. 경산시는 지난 1981년 7월 경산 고산면(현 수성구의 절반 면적인 고산1, 2, 3동)이 대구로 편입되고 1990년 이후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베드타운을 동반한 섬유공업지역으로 성장했다. 중산·정평동과 임당동 일대에 2012년 대구 도시철도 2호선이 연장된뒤에는 역세권이 형성됐다. 진량읍에는 삼성 라이온즈의 2군 홈구장인 경산 볼파크가 위치하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경산시의 인구는 26만3천여명. 포항 구미에 이어 도내 일반시 가운데 제3의 도시다. 우리나라가 도시화가 어느 정도 안정단계에 접어들었다지만 경산시는 여기에서 그칠 것 같지 않다. 공단도 늘어나고 있다. 도내 최초로 29만6천㎡규모의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첨단산업과 R&D가 융합된 산학연 클러스터형 지역혁신 거점 복합산업단지로 산업구도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또한, 하양읍 대학리와 와촌면 소월리 일원 3천778천㎡(114만 평)을 개발하는 경산산업지식지구는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데, 2022년까지 건설기계부품, 의료기기, 메디컬 신소재 분야에 특화된 글로벌 지식산업단지로 조성된다. 경산4일반산업단지는 지난 6월 경북도, 한국산업단지공단과의 개발사업 MOU를 체결했다. 완공되면 지식산업지구와 함께 경산의 미래성장의 터전이 될 것이다.

산업인프라 여건이 좋은 경산시는 지난해에만 3천495억원의 국내외 기업 투자유치에 성공했다고 시는 밝혔다. 최영조 경산 시장은 자신의 두 번째 시장 임기 내에 1조원 투자유치를 공언하고 있다. 관내 대학과의 협약을 통해 청년 일자리와 문화가 있는 경산시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한다. 앞으로 삶의 질이 기대되는 한국의 대표적인 젊은 도시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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