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 스트레스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

▲ 김병년 상쾌한 항구병원장

배가 아파서 병원 갔더니 '신경성' 이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답답한 마음이 든다. '신경성' 이라는 말은 환자 분들도 듣기 싫어하는 말이지만 설명해야 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정말 답답한 표현 중에 하나다. 하지만 달리 설명한 길이 없는 질환이 있다. 바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다.

늘 배에 뭔가 가득찬 느낌이 있거나 배변이 편하지 않으며, 변을 보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쉽게 대변을 볼 수 없고, 복통도 동반돼 곤란했던 경험을 가진 분이 있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가능성이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기능적인 소화관 이상으로 여러 가지 검사를 해보아도 이상이 없다. 모든 소화기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전체 인구의 15~30%에 해당하고 이 증상들은 여자가 남자보다 2배 가량 많다. 여러 가지의 검사에도 이상이 없어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 지지 않을 때가 많다.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 먼저 복통을 수반하는 만성적인 변비가 주 증상인 변비형태다. 복통이 있어서 변을 보고 싶어도 변이 나오기 어렵고, 토끼의 대변과 같은 동글동글한 변이 나온다. 장의 내용물을 운반하는 연동 운동이 저하되고, 또 대장의 S상 결장이라고 하는 부분에 이상한 수축 운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생긴다고 여겨진다. 주로 여성과 50대 이후의 노년층에 많이 보여지는 형태다.

두 번째는 설사형태로 복통을 수반하는 만성적인 설사를 하는 경우다. 만성적인 설사에 잇따라 점액이 섞인 변을 보는 경우도 있다. 장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내용물이 급속히 운반되는 연동 운동이 출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특히 위에 음식이 들어가면 대장이 아주 쉽게 움직여 식사마다 설사가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로 남성과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형태다.

마지막으로 복통을 수반하는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출현하는 형태다. 설사의 증상이 며칠 이어지면 변비의 증상이 생겨 동글동글한 변이나 가는 변이 나오는 증상이 반복해 나타난다.

치료 방법으로는 섬유식품섭취와 규칙적인 생활 및 배변습관이 중요하다. 특별한 질병이 아니고 치료될 수 있다는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기능적 장애이며 만성적이지만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이 아니며 수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당한 운동과 함께 규칙적인 식사와 배변습관을 갖고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좋다. 섬유소가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고 장내 공기를 증가시킬 수 있는 행동 및 음식물은 제한한다. 고칼로리 음식의 과식, 탄산음료, 흡연, 껌 등을 피하고 빠른 식사 방법도 좋지 않다. 콩류, 양배추류, 유당, 과당, 지방질의 섭취를 줄이고 자극적이거나 기름지거나 찬음식이나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심한 복통이나 배변습관의 변화,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약물치료를 통해 장의 운동을 정상화 시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 하고 싶은 것은 변비나 설사 혹은 배변 습관의 변화가 생겼다면, 단순히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겠지 하고 지내기 보다는, 먼저 전문의에게 진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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