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이후종·이길호 연구팀 네이처 피직스 온라인판 발표

'SF영화에 나오는 투명망토는 진짜 가능할 것인가'

포스텍 연구팀이 그래핀에서 전자에 의한 음의 굴절을 실현하는 데 성공, 상온에서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탄도성 전자소자 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투명망토나 아주 작은 물체라도 보이는 초고해상도 슈퍼렌즈 등은 그동안 SF 영화서 자주 나왔지만 실제상으로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는 빛이 굴절되는 반대쪽으로 휘어지는 음의 굴절현상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어떤 물질이 음의 굴절이 가능하면 빛이 일반적인 굴절방향과 다른쪽으로 휘게 돼 물체와 닿거나 반사되지 않고 반대쪽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학계에서 이같은 음의 굴절을 나타내는 전도물질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 오다 그래핀을 이용하면 음의 굴절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론적 예측을 내놓았으나 이를 실현시키지는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포스텍 물리학과 이후종 교수를 비롯해 이길호 박사(현 하버드대 박사후 연구원), 박사과정 박건형씨 연구팀은 그래핀에서 전자에 의한 음의 굴절을 처음으로 실현해 냈다.

이들은 육방정계 질화붕소(boron nitride) 단결정막 사이에 그래핀 막을 삽입, 그래핀의 전하 이동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데다 전자빔묘화를 이용해 가장자리가 깨끗한 게이트를 얹는 방식으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그래핀의 한 점전극에서 나온 전류가 다른 점전극에 초점이 맞춰지는 '베셀라고 렌즈' 현상을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14일 물리학 분야 국제 권위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지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 학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이후종 교수는 "이동도가 높은 전도체 판에서 전자의 흐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면서 "상온에서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탄도성 전자소자 개발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설명

베셀라고 렌즈(Veselago lensing)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은 모든 빛에 대해서 양(+)의 굴절률을 갖고 있다. 그런데 약 40년 전에 러시아의 물리학자인 빅토르 베셀라고(Victor Vesela go)는 음(-)의 굴절률을 가진 물질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런 물질에서는 빛이 보통 휘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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