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소득 수준 낮지만 진료 시간은 선진국 수준 브라질 의료 앞으로 더 발전할 것

▲ 김도균 포항성모병원 부인과복강경 센터장

이곳은 지구 반대편의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산타루치아 병원이다.

두달간의 연수 기간 중 첫번째로 방문한 곳으로 복강경 하 자궁내막증 수술에 정통한 알리슨 자나타의 수술을 보고 있다. 환자는 29세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어머니가 걱정이 많은 것을 보았다.

브라질은 한국보다 1인당 소득 수준이 1/3정도로 낮다. 그러나 의사의 환자 진료 시간은 선진국 수준인 1명당 최소 30분이다. 평균적으로 하루 10명의 환자를 보고 있다. 수술적 치료시의 경과 및 합병증 가능성, 다른 대안적 치료에 대해 충분한 반복된 설명을 한다. 한국과는 다른 부분이다.

환자는 오랜 기간 심한 생리통과 좌측 하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고, 충분한 진료 및 검사 결과 복강경 하 병변 절제술 및 유착 박리술을 시행했다. 수술 시간은 약 5시간이었으나 보호자도 의사도 조급해 하지 않고 느긋하게 그러나 완벽히 가능한 병변을 모두 제거하려 노력 했고, 보호자는 이를 기다려 줬다.

이곳 의사는 하루에 1명의 환자를 수술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외래 환자 5명 정도를 진료하고 수술 환자의 경과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부인과 복강경 전문 의사인 알리슨 자나타는 자궁내막증 치료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의사로 위험하고 어려운 상황이어도 끝까지 모든 자궁내막증 병변을 제거하고 심지어 직장까지 병변이 있는 경우 직장의 일부를 제거하고 정상 양측을 이어주는 외과적인 수술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이 자궁내막증 수술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필요해 48시간이나 시간을 소비하면서도 이곳을 찾아 왔다.

관찰한 결과 내 생각은 옳았고 배울 점이 많았다.

공통 관심사가 많아서인지 알리슨 교수와는 안되는 영어지만 끝없이 질병치료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고 하루가 지날 즈음에는 브라질리아 의과 대학생과 산부인과 수련생들에 대한 복강경 하 자궁내막증 및 근종, 선근증 절제술에 대한 강의를 제의 받았다.

브라질의 근종 환자들은 70~80%는 개복해 자궁절제술이나 근종 절제술로 치료 받으며, 10%는 질식 자궁절제술로, 5~10%만이 복강경 하 자궁보존하 근종절제술치료의 혜택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강의 중 수련생들의 질문이 많았고 복강경 근종 절제술의 방법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했다. 이 분야는 포항 성모병원 산부인과가 나은 점이 있었다.

인상적인 면은 병원 자체는 시설이 좋지 않았으나, 환자를 위한 의사 및 간호사의 자세는 정성이 대단했으며 이러한 자세는 앞으로 브라질의 의료 수준이 대단히 발전할 것이란 생각이 들게했다.

또한 포괄수가제로 치료에 제한이 많은 한국과 달리 환자에게 필요한 여러 기구나 치료제를 충분히 사용하는 것에 한국보다 의료의 질이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곳 의사는 하루에 10~15명을 진료 하고 하루에 1~2명의 환자를 수술한다. 이 정도로 매우 바쁘다는 설명을 하며 내게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지 질문을 던진다.

무슨 말을 할까?

하루에 70~80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하루에 4~6명의 환자를 수술한다고 하기에는 망설여진다. 브라질처럼 적절한 환자의 수와 수술로도 병원이 정상 가동이 가능한 현실적인 의료체계가 바로 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