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대결보다 서로 공존할때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소비 가능 모두가 더불어사는 원동력 될 것

▲ 박춘순 포항시여성단체 협의회장
필자가 살고 있는 인근 지역인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는 한 대형마트 건물이 지어진 채로 방치되고 있다.

두호동 일대 주민들은 죽도시장과 중앙상가는 이 대형마트 건물과 상당히 떨어져 있고 주 소비층도 다르다면서 소비자 편의와 권리 보호를 외치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두호동 인근 주민들은 그동안 지역에 대형마트가 없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남구의 대형마트를 이용해 왔다.

만약 이 대형마트가 입점하게 되면 그간의 불편함과 장거리 쇼핑으로 인한 가계지출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고 늘어난 대형마트 간 경쟁으로 더 다양하고 저렴한 상품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로서의 권리 역시 획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면 죽도시장, 중앙상가 상인들은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서 두호동 대형마트 입점은 결코 안 된다면서 결사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두호동 대형마트와 같이 대규모점포로 인한 주민과 상인들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십 수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고 있다.

시민 소비자들의 강력한 요구와 전통시장 상인들의 물러서지 않는 반대 속에서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행정청의 고민 역시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하나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즉 처음의 본질을 탐구해보면 문제의 해답이 있다는 것이다.

전통시장이든, 대형마트든 그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다. 소비자가 있었기에 전통시장이 형성·유지되고 또 소비자가 있었기에 새로운 유통시설인 대형마트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현실적으로 소비자는 한정된 생활비 내에서 충실히 가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저렴한 가격의 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상품이 있는 곳이라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중소슈퍼마켓과 작은 상점을 가리지 않고 발품을 파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면서 최대한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경제적으로 힘든 요즘 시절을 그나마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두호동 대형마트에 대해 침묵하고는 있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공존일 것이다.

그 공존을 통한 다양함 속에서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소비와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를 공유하기를 바란다.

정서적으로 전통시장을 보호하자는 말에 일반 소비자 누구나 공감은 한다. 하지만 변화 없이 언제까지 '정'에 호소하며 전통시장 보호만을 외칠 수는 없다.

대형마트에 뒤지지 않는 서비스와 품질에 더해 전통시장만의 활력과 정으로 무장한다면 소비자는 전통시장 보호를 호소하지 않더라도 자연적으로 찾아가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과 대결 보다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소비자가 함께 모여 공존을 향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이것만이 미래에도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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