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 지역 국회의원이 전하는 추석 민심

추석 명절 연휴(4일간)는 온 국민이 쉬는 날이지만 오히려 더 바쁜 직업이 국회의원이다.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이번 추석 민심은 정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북·대구에서 내년 총선을 겨냥하는 의원들의 지역 활동을 통해 본 유권자들의 정치 요구와 주문은 예년보다 강하고 다양했다. 의원들은 정치계를 바라보는 지역 민심이 과거보다 악화했다는데 적잖이 긴장하고 있다. 27명의 지역구 의원과 2명의 비례대표 의원 중 29일 오후 전화 통화가 연결된 의원들이 전한 민심이다.

우선 농어촌지역구 유권자들은 농산물값 안정과 농어촌선거구 지키기에 걱정과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림(안동) 의원은 29일 "안동 예천 선거구가 통합하느냐"며 선거구획정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지역민심을 전하고 "농민들의 경우 고치(고추)값이 많이 낮은데 대한 대책 등 농촌 경제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아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강석호(영덕·울진·봉화·영양) 의원은 "농어촌 지역구의 정치적 대표성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걱정을 많이 했고, 복지비를 줄이더라도 청년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 달라"며 일자리 걱정을 많이 하는 표정이 또렷했다고 말했다.

도시 주민들은 경기회복을 1순위로 의원들에게 주문했다고 밝혔다.

서상기(대구북을) 의원은 "서민들이 경기 악화로 살기 힘들어졌다고 호소했다"며 "일자리, 서민경제, 자영업자의 경기 회복에 힘써 달라"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추석 전날 전통시장을 둘러봤다는 김태환(구미시 을) 의원은 "먹고 살기 어렵다"며 서민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소리가 예년보다 높았다고 전했다.

박명재(포항남·울릉) 의원은 "포항은 포철이 불안정해 불경기가 심해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포철의 비리 수사를 분명히 해 포철이 하루 속히 새로운 출발을 하기 바란다"는 희망을 강하게 드러냈다고 했다. 주민들은 당내 문제 등 정치 문제 전체에 대한 고언도 지역 의원들에게 요구했다. "제발 '비박'이니 '친박'이니 하면서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 새누리당이 똘똘 뭉치라"(박명재 의원), "국회의원들끼리 싸우는데 절대 끼어들지말라. 민생경제회복에 열중하라"(김광림 의원)는 정치계의 비판이 많았다고 밝혔다.

추석 시민들의 바람도 가까워진 총선 이슈와 경제회복에 대한 열망이 높았다. 대구 북구의 한 상인은 "총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 사람들이 많이 내려 온다는 설이 나도는데 사실 별로 관심이 없다. 누구가 국회의원이 되든 장사가 잘되는 정책을 펼쳐 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대구 수성구의 한 시민은 "이번에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한판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구사람 입장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을 찍어줘야 하지만 변화를 바라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 나도 벌써부터 고민된다"고 말했다.

포항시 죽도동의 한 시민은 "포스코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되고 장기화돼 지역민심이 흉흉하다"면서 "포항제철소 화력발전설비 교체 등으로 지역경제에 불을 지펴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또다른 시민은 포항 북구지역의 내년 총선을 앞둔 지역민의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대부분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이 곧 당선인 새누리당 후보가 누가 될 지 각자 저울질하며 친·인척 등과 논쟁까지 벌이는 모습이어서 이미 내년 총선전이 시작된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