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앞둔 포은중앙도서관 민관협력 바탕 도시재생 아이들에 창조적 미래 선물

▲ 김달년 스포츠레저부장
주말인 지난 3일 오후 오랫만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자기 가족여행을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디를 갈까. 서로 가고 싶은 곳을 이야기하다 목적지가 부산으로 정해졌다. 나와 아내 ,큰 딸, 작은 딸 이렇게 넷은 승용차로 부산을 향했다.

부산에서 우리는 국제시장, 깡통 야시장, 부산영화제 거리 등을 둘러보고, 저녁 늦게 작은 딸아이가 가보고 싶다는 감천문화마을을 찾았다.

골목 골목 가로등이 켜진 감천문화마을의 전경은 마치 별이 땅에 내려와 빛나고 있는 것 같았다.

도심 확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달동네로 전락했던 감천문화마을은 1950년대 태극도 신앙촌 신도와 6·25 피난민의 집단 거주지로 형성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산자락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계단식 집단 주거형태와 모든 길이 통하는 미로미로 골목길의 경관은 감천만의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감천의 이런 특색과 역사적 가치를 살리기 위해 지역 예술인들과 마을 주민들이 모여 시작한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감천문화마을 만들기 사업의 디딤돌이 됐으며, 이 사업을 시작으로 각종 공모사업을 유치해 현재는 연간 30만여명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로 도시재생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오는 26일 정식 개관을 앞둔 포항 포은중앙도서관이 5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구 포항시청사 자리에 들어선 포은중앙도서관은 총 공사비 240억원을 투입,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경북 최고의 도서관이다.

도서관이 이 자리에 들어선 것은 지난 2007년 3월 포항시청사 이전 후 공동화 되버린 구도심의 활성화라는 이유도 포함돼 있다.

시청사 이전 이후 지금까지 줄곧 구 도심 주민들은 구 도심 활성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포항시도 도심활성화를 위해 도심재생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그려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

과거 아파트 재개발이나 신도시, 뉴타운 개발처럼 도심재생을 로또와 같이 일확천금을 얻는 경제적 성공 수단 혹은 지자체의 관광 수익 사업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구도심에 포은중앙도서관이라는 거대한 문화 복합공간이 문을 여는만큼 구 도심에 감천문화마을과 같은 문화적 새 옷을 입혀 보면 어떨까 한다.

문화적 도시재생은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해 거주민들의 정주성을 강화하고 지역 공동체를 회복시키고, 아름다운 도시경관, 녹지공간, 공공공간을 슬기롭게 확보해가는 예술적 창조 과정으로 문화적 도시재생의 성공은 지역주민-문화예술인-지자체 등 민관협력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역 예술가들의 활용을 제안해 본다.

지역주민과 가까이서 호흡하면서 동네를 아름답고 예쁘게 재생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실제 작업을 이끌 예술가를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위촉된 지역 예술가는 다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도시재생 활동가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마을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도시 문명 창조자로서 문화예술인들이 지역사회, 시민사회, 지자체와 함께 연계해 현실에 뿌리 둔 상상력을 도시에서 펼쳐나 갈 수 있다면 우리의 아이들은 더 아름답고 창조적인 포항에서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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