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준공 '삼성 라이온즈 파크' 관람객과 선수 거리 최대한 밀착 박진감 넘치는 야구장 구현해내 대구 새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기대

▲ 공사가 한창인 대구 수성구 연호동의 삼성 라이온즈 파크. 라이온즈 파크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팔각형' 야구장으로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인 시티즌스뱅크파크를 벤치마킹했다. 연합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홈팬들은 내년부터 선수들의 이런 플레이를 대구시민야구장이 아니라 새로운 둥지,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즐기게 된다.

대구시민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펼쳐진 지난 2일, 기자단이 미리 찾은 수성구 연호동의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새 주인을 맞기 위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골조공사는 거의 마무리 된 가운데 내년 시즌부터 선수들이 치고 달릴 그라운드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라운드 위의 커다란 롤러(roller) 차량은 왔다갔다를 반복하며 잔디를 깔기 위해 뿌려놓은 흙을 단단하게 다졌고, 한쪽에선 대형 포크레인이 흙과 모래를 퍼나르며 내야쪽 베이스라인을 만들고 있었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이곳이 암반 지형임을 감안해 60cm의 별도 배수층을 먼저 만들고 그 위에 잔디를 심을 40cm 높이의 흙을 쌓았다.

현재까지 전체 공정률은 80% 선. 잔디 식재는 이번 주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지붕과 벽체 패널 설치는 이달 중 완료되고, 특수 주문 제작한 내화성 재질의 관중석 의자는 다음 달부터 경기장에 설치된다.

대우건설은 내년 3월 시범경기에 앞서 2월 말까지 모든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2013년 6월 착공에 들어간 후 2년8개월 만이다.

라이온즈 파크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팔각형' 야구장이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인 시티즌스뱅크파크를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공사비·보상비 등을 포함한 사업비는 총 1천66억원이 투입됐다.

내야, 외야를 합친 좌석 수는 총 2만4천300석, 잔디석 등을 포함한 최대 수용인원은 2만9천100명으로 잠실 야구장 못지않다.

그러나 직접 내부에서 확인한 경기장은 놀라울 정도로 크기가 작아 보였다. 대규모 관중 동원이 가능하면서도 크기가 작아 보이는 이유는 관람객과 선수 사이의 거리를 최대한 밀착시킨 '메이저리그식' 최신 설계에 답이 있다.

라이온즈 파크는 하부 스탠드부터 1, 3루 베이스까지의 거리가 18.3m로 국내에서 가장 짧다.

이 때문에 2층 내야석에서 보면 마치 선수들이 손에 잡힐 듯이 그라운드가 가깝게 느껴졌다.

특히 국내 최초로 '돌출형 스탠드(캔틸레버)' 방식을 도입해 상부의 스탠드를 기존 야구장보다 7.4m나 필드쪽으로 앞당겼다.

이 덕분에 4∼5층 상층부 관중들과 그라운드의 거리를 단축한 것은 물론 전체 고정석의 37%에서 비나 눈을 맞지 않고 경기 관람이 가능해졌다.

시공을 총괄하는 대우건설의 금현철 현장소장은 "설계는 물론 필드의 흙과 그물망, 안전 펜스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들여왔다"며 "메이저리그식 필드 밀착형 설계로 관중석 어디에서든 박진감 넘치고 다이내믹한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팔각형으로 만들어지면서 외야의 직선 구간은 원형에 비해 타석에서의 거리가 짧아 홈런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라이온즈 파크의 또다른 특징은 필드의 축이 동북동향으로 배치돼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야구장이 주로 남향으로 배치돼 관중석에 눈부심이 발생하는 것가 달리, 동북동향의 라이온즈파크는 야구 경기가 열리는 오후 6시쯤이면 필드 전체의 83%에 그늘이 진다.

홈팀의 관중석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홈으로 사용하는 3루측에 배치되는데, 오후 4시부터는 전 좌석에 그늘이 생긴다.

원형 구장과 달리 어느 좌석에서든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투수와 타자를 향하는 것도 팔각 구장의 장점이다.

스카이박스, 잔디석, 서포터즈석, 바베큐석, 파티플로어, 패밀리석, 모래놀이존 등 11가지, 5천석의 이벤트석도 배치한다.

관람객 수가 훨씬 많은 홈관중을 위해 전체 좌석의 55%를 홈팀 관중석으로 비대칭 배치한 것도 독특했다.

관중석을 나와 상부와 하부 관중석 사이의 복도를 걸어가보니 경기장 상황이 한눈에 보인다.

금 소장은 "복도를 '개방형 콘코드' 식으로 설계해 관중들이 경기중에 화장실이나 매점 등에 다녀오면서도 경기를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며 "1층의 스포츠바에도 유리를 설치해 경기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부 관람석 4∼5층에는 국내 최초로 강화 유리 난간을 설치해 관중들의 시야를 넓혔고 관람객 편의를 위해 경기장 내외부에는 국내 최초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다.

다만 좌석이 그라운드와 밀착되면서 사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구단측은 외야에 국내 최대의 규모(36×20.4m)의 전광판을 설치해 실시간 중계로 사각 문제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사각을 줄이기 위해 불펜도 외야에서 내야로 옮겼다.

대우건설은 라이온즈 파크를 '자연속의 야구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들어서다 보니 메이저리그의 샌프란시스코 구장처럼 울창한 나무숲을 보면서 야구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대우건설은 야구장 주변에 산과 연계한 산책소를 조성해 야구 경기가 없는 비시즌에도 시민이 문화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꾸밀 계획이다.

금현철 소장은 "삼성 라이온즈 구단 운영팀이 공사 현장에 상주하고 있어 평면 레이아웃부터 기능, 시설 배치 등에 대해 서로 폭넓게 의견 교환을 하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팀의 명성만큼이나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문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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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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