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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근대역사문화거리 정체성 재정립해야

시사기획- 명칭·운영방식 전반적 재검토 시급 ‘일제식민치하 아픔 언급없어’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등록일 2015년10월07일 21시39분  
▲ 구룡포항 일대 일본인 집단가옥을 재현해 후세들의 산교육장이자 관광자원화를 위해 지난 2010년 총사업비 80억여원을 투입해 조성한 구룡포 근대역사문화거리가 조성 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운영돼 정체성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시가 일제식민치하의 아픔을 되새기기 위한 역사현장교육을 목적으로 조성한 '구룡포 근대역사문화거리'가 명칭에서부터 운영방식까지 전반적인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 2010년 일제강점기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였던 구룡포항 일대 일본인 집단가옥들을 재현해 후세들의 산교육장이자 관광자원화를 위해 총사업비 86억여원을 투입해 조성사업에 들어가 2013년 준공했다.

이 사업은 당초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조성사업'으로 추진됐으나 2013년 준공과 함께 '구룡포 근대역사문화거리'라고 이름을 붙였다.

문제는 '근대역사문화거리'라는 명칭이 당초 목적과 연계가 쉽지 않은 데다 명칭만으로는 이 곳이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집단거주한 곳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다는데 있다.

이로 인해 모두 이 거리의 의미도 모른 채 우연히 들렀다 가는 곳이 되는 원인이 되고 있어 명칭부터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일제강점기 동해안 수산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구룡포 일본인 집단가옥촌"이라며 "근대역사문화거리라는 이름을 위해 지나간 역사는 축소되고 일본인 문화만 강조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그 원인에 대해 포항시가 일본인가옥거리만 조성하고, 역사적 아픔에 대해서는 제대로 언급하지 않은 채 일본문화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곳을 둘러봤던 관광객들의 평가도 냉랭하기는 마찬가지다.

블로거 J씨는 여행사진들을 소개한 뒤 마지막 구절에 '아픈 역사가 있었고, 광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으며, 미래에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방향을 제시해야만 후세들에게 교육적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블로거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 대다수가 역사적 아픔의 현장이라는 사실은 생각지 않은 듯 하다. 그저 예쁘다. 신기하다, 건물이 특이하다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재원 포항시의원도 "지난 2013년 이 거리가 조성된 뒤 많은 사람들로부터 '근대역사문화거리'라는 명칭이 잘못됐다는 지적은 물론 식민치하의 아픔을 되새길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명칭 변경은 물론 식민치하의 아픔을 되새길 수 있는 내용도 강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 식민치하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동해안 수산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구룡포로 집단이주를 했으며, 가장 많은 때는 300가구가 있었다'는 정도의 간단한 소개가 전부다.

포항시 홈페이지내 관광안내에서는 구룡포 역사문화거리가 '체험'코너가 아니라 '문화·전통'코너에 자리잡고 있으며, 내용소개에서는 아예 식민치하의 아픔현장이라는 말조차 들어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근대역사문화거리가 마치 일본인들을 미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며 "기왕에 일본인 거리를 조성했다면 일제식민치하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포항시가 구룡포 근대역사문화거리에 대한 보다 정체성부터 재정립, 일제침략 역사의 현장임을 느낄 수 있는 명칭변경은 물론 후세들에게 역사적 교훈을 줄 수 있는 내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군산시의 경우 일본인 거주지에 대해 '신흥동 일본인가옥', '구 세관건물' 등이라고 명칭을 붙여 누구든지 일제강점기 수탈현장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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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 이종욱 기자
  •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