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천 양궁의 역사

▲ 1975년 예천 여자중고등학교의 양궁선수단들로 왼쪽상단부터 황진경, 김복순, 박태희(주장), 이해숙, 남옥순, 조인숙, 변정순, 김혜숙, 강미숙(코치), 김영옥, 김진호, 황숙주 선수들이다.
▲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예천 군청소속 김수녕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해 예천 읍 시가지에서 카퍼레이드가 펼쳐졌다.
▲ 1978년 예천여고 1학년생인 김진호 선수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안 게임에서 1위를 차지하고 황 숙주 선수는 개인 6위 단체 2위를 차지해 예천군에서는 카퍼레이드를 하며 환영식을 열어주었다.
▲ 1975년 전국체전에서 예천 여고 양궁팀이 단체전 준우승과 남옥순 선수가 개인 메달을 차지했다. 왼쪽상단부터 이해숙(당시 2학년), 남옥순(1학년), 서진숙(1학년), 조인숙(3학년), 박태희(주장 3학년) 선수들이다.
▲ 1979년 베를린에서 열린 제30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김진호 선수는 단체전 1위와 개인전에서 금 4개와 은1개로 5관왕을 차지해 세계 최고의 명궁의 칭호를 얻으며 양궁의 여왕으로 불려졌다.
△ 예천양궁이 세계 양궁제패 숨은 주역들

한국양궁이 세계 양궁으로 발돋움 하게 된 모태는 예천 출신 1970년대 후반 한국 양궁을 대표하며 쌍두마차로 활약한 예천출신 김진호(55·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선수와 황숙주 (56)선수이다. 이들이 한국 여자양궁의 기둥이 된 것이다.

1978년 예천여고 1학년생인 김진호 선수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안 게임에서 1위를 차지하고 황숙주 선수는 개인 6위 단체 2위를 거머쥐었다.

이어 1979년 베를린에서 열린 제30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김진호, 황숙주 선수는 단체전 1위를 차지하며 개인전에서 김진호 선수는 금 4개와 은 1개로 5관왕을 차지해 세계 최고의 명궁의 칭호를 얻었다. 해방 이후 한국 기록경기 사상 최초로 세계를 제패하며 예천양궁의 신화를 써냈다.

이후 4년간 한국 양궁은 세계의 정상을 놓치지 않았고, 198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세계여자양궁은 김진호 선수의 1인 독주시대였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한 것을 끝으로 9년간의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생애 통산 신기록 37개를 작성한 그는 당시 불모지였던 한국양궁을 세계정상으로 올려놓은 양궁의 여왕으로 불려졌다.

예천 양궁은 1973년 3월 예천여자중학교에 양궁부가 창단되면서 처음 소개됐다. 당시 예천여중 장기오 교장을 중심으로 지역에 뜻있는 유지들이 힘을 모아 양궁 발전의 가능성을 보고 팀을 창단했다. 장 교장의 혜안으로 예천은 세계 양궁의 성지가 된 것이다.

그 당시 여자중고등학교 양궁부 창단에는 황진경 선수의 부친인 곰 체육사를 운영하던 황재수(98·故 전 예천군 양복가공협회 상무)씨가 사비를 들여 아낌없는 지원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황재수씨는 그 당시 예천군 체육 행사와 대회때마다 지원을 도맡아 한 것으로 체육인들은 전하고 있다.

이어 1975년 1월에는 예천여중의 병설교인 예천여고에 양궁부가 창단되고 1979년 3월에 예천중학교, 1980년 3월에 예천동부초, 1982년 12월에 예천 초에 각각 양궁부가 창단됐다.

예천양궁의 1세대는 1975년대 초반 예천여고 양궁부 주장이던 박태희(당시 고3·59세·1977년·전 동국무역 실업팀)씨와 조인숙(고3·59·전 교사)선수, 이해숙(고2·58·동국무역 실업팀), 남옥순(고1·전 교사·안동), 서정숙(고1·57), 황숙주(중3·56·양궁심판), 변정순(중3·56), 김진호(중2·55·한국체대교수), 황진경(중2·55·신라섬유실업팀)선수와 예천여중의 전선희(중1·54·예천군청 실업팀), 김복순(중1·54·경남도청), 권기매(중1·54·경남도청), 박순분(중1·54)선수 등이다.

이들 여 궁사들은 예천여고를 졸업 후 국가대표와 실업팀을 비롯한 대학교로 진출해 한국의 양궁이 세계 정상으로 우뚝 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예천 여 궁사들의 활약에 이어 예천군은 1983년 예천군청팀을 창단하고 문형철 감독을 영입해 호진수, 김미자, 김성남, 양승현, 장용호, 한희정, 김수녕, 최남옥, 김석관, 최원종, 윤옥희 등 수많은 국가대표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양궁계를 이끌었다.

1975년 예천 여자중고등학교 주장이던 박태희씨는 "1975년 예천여고의 교기이던 하키부가 해체되면서 양궁부가 신설돼 자연스레 양궁을 시작하게 됐다"며 "양궁부 창단 4년 만에 세계적인 양궁스타 김진호 선수가 예천에서 나왔다"며 "그 당시 시가지 환영 카페레이드를 하며 전 국민이 환호하고 예천 양궁이 세계정상에 우뚝 서는 시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박 태희 주장은 여고를 졸업 한 후 실업팀 생활을 하다 후배 양성을 위해 예천초등, 동부초등 예천중학교 양궁부 창단 때마다 코치를 맡으면서 수많은 예천 양궁선수들을 발굴해 예천 양궁을 대내외적으로 알렸다.



▲ 이병탁 전 대한양궁실업연맹 초대회장
△ 예천의 양궁의 대부 이병탁 회장

예천 양궁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 분이 바로 이병탁(故 전 경북양궁협회장·삼성토건 대표)회장이다.

1980년 한국실업양궁연맹을 창설해, 초대 2대 회장을 역임하고, 1987년부터 경북 양궁협회장을 역임하고 한국중고연맹을 인수해 33대와 34대 회장 등 40년이 넘도록 양궁발전에 헌신했다.

1983년 사비 5천만원을 들여 예천군청 남녀 실업팀을 창단해, 지난 40여년간 예천체육과 양궁발전을 위해 매년 5천여만원이상을 지원했다.

지금도 예천 체육인들은 이병탁 회장의 헌신적인 양궁사랑을 떠 올리며 한국양궁대부로 칭하고 있다.

이철우(54·전 경북도양궁협회장) 예천군의회 의장은 "늘 인자한 성품으로 주위를 챙기시고 특히 양궁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너무 사랑하신 분이다"며 "우리 모두 이 회장님이 이룬 업적을 이어받아 예천 양궁의 위상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 문형철 양궁 국가대표 총감독
또 한국 양궁계의 최고의 지도자의 찬사를 받고 있는 예천군청 실업팀 문형철(58) 국가대표 총 감독이 30년 가까이 예천 군청 실업팀을 이끌고 있다.

예천 양궁을 세계 양궁으로 끌어 올린 지도자다. 전북 부안 출신으로 1984년 예천 군청 코치로 부임해 지금까지 예천 양궁을 지도하고 있다. 양궁 국가대표 감독 코치를 역임하고, 김수녕, 장용호 예천 군청 선수들을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예천 양궁의 저력을 보여줬다.

김도영(58) 경상북도양궁협회장은 "훌륭한 지도자가 있어서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배출되고 수 십 년에 걸친 지역의 선배들의 헌신적인 양궁사랑이 세계 정상의 예천 양궁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1983년 이병탁 회장의 물심양면의 후원으로 예천군청 양궁팀이 창단돼 그동안 국가대표를 비롯한 100여명의 선수들이 국내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창단 이후 문 형철 감독을 중심으로 전국실업대회, 종별선수권대회, 올림픽대회 각종 국내외 대회를 휩쓸며 300여 차례 입상과 훈 포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상부한 정상의 실업 팀으로 인정받았다.

예천군청 실업팀 선수들 중 올림픽에서 김수녕, 윤옥희, 장용호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예천출신 양궁선수들은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입상한 선수들이 일일이 나열하기에 너무나 많다. 대표로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옥희 선수와 김성훈(51·상무 감독), 서현주, 서은정 자매와 김미자, 한희정, 최원종, 김규찬 선수 등이 예천 양궁의 맥을 잇는 예천 출신 선수들로 현재 상무 감독, 실업, 대학 코치 선수로 활동 중이다.

이현준 예천 군수는 "예로부터 우리 고장은 활의 고장으로 유명한 곳이며 활의 궁시장들과 명궁과 명무가 많이 배출된 곳이다"며 "선현들의 무사도 정신을 이어 받은 세계 정상의 양궁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고 한국 양궁의 자존심을 지키는 고장이 예천이다"고 전했다.

예천군은 오는 10월 15일~18일까지 예천읍 한천 고수분지일원에서 지구촌이 하나 되는 '제2회 세계 활 축제'를 준비 중이며, 부탄 몽골 중국 등과 전통 활을 소재로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위해 협력 진행 중이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