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포스코 실적부진·고용사정 악화…지역경제 '이중고'

흔들리는 대구·경북 주력 산업 - 포항 철강공단

장상휘 기자 jsh@kyongbuk.com 등록일 2015년10월11일 21시36분  
▲ 가득 쌓여 있는 포항제철소 냉연제품.
철강산업 침체와 함께 포항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쇠퇴기에 접어든 철강산업에 대한 우려는 어제 오늘에 부각된 것이 아니다. 수 십 년 전부터 철강산업 일변도인 포항의 산업구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고 철강산업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간 수조원의 흑자를 내는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체가 어려움을 겪겠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이러한 의구심이 현실로 다가왔다. 포항의 산업구조가 철강 일변도로 구성돼 규모에 비해 고부가가치 창출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철강산업 동향에 따라 지나치게 영향을 받아 동반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 국내 철강산업

국내 철강산업은 1970년대 국가의 중화학공업육성정책의 일환으로 1973년 포항종합제철에 고로1기가 신설돼 일관제철에 의한 철강생산이 시작된 이후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고로가 추가 건설되면서 조강생산량은 급속도로 신장됐다.

포항제철소 인근에 철강산업단지가 조성된 이후 철강기업들이 집적됨에 따라 포항경제도 철강산업 성장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구가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국내 철강업계에는 큰 변화가 나타났으며 지역의 철강업계도 과거 철강의 독점적 공급기지로서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면서 지역경제의 성장동력도 약화됐다.

가장 큰 변화로는 지난 2005년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업에 신규 진입한 것을 계기로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적인 설비 신증설 추진으로 국내 조강생산능력이 급속히 신장된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만성적인 철강공급 부족난 해소와 중국의 고속성장에 따른 철강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책으로서는 유효했으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공급과잉에 직면했다.

여기에다 중국은 고도경제성장에 필요한 철강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000년대 들어 철강생산능력을 비약적으로 확충시켰다.

이 과정에서 기존 대규모 철강업체를 중심으로 대형화, M&A 등을 추진하면서 중국 철강업체들이 제품의 경쟁력 향상도 함께 이뤄내 철강업계에는 위협적인 경쟁자로 등장했다.

품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이 싼 중국제품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더욱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



△ 포항과 포스코·철강산업단지

포항의 발전을 '허허 벌판에서 기적을 일군 도시', '영일만의 기적'이라는 용어로 대신하고 있다.

포항종합제철 용광로에 처음 불을 지핀 순간 포항경제의 불꽃도 피어났으며 그 이전에는 어느 항구도시와 마찬가지로 수산업과 수산가공산업이 지역경제의 주를 이뤘다.

포항종합제철 준공 이후 포스코 영업이익이 늘어나면 포항경제가 활성화되고, 포스코 경기가 침체되면 포항경제 또한 침체됐다.

포항과 포스코, 철강산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다.

오는 20일 3분기 기업설명회를 앞두고 있는 포스코의 연결영업이익, 매출액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부진은 전반적인 철강재 가격 약세와 해외 출자법인의 실적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철광석, 유연탄 등 철강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보였지만 철강재 가격 역시 내림세를 보이면서 매출감소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211개에 달하는 포스코그룹 해외법인은 지난해 2천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 본원 사업인 60여개 철강관련 해외법인중 20개 이상 법인이 순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에 포스코는 2017년까지 해외 부실 계열사를 비롯해 해외사업 30%를 정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포스코는 3분기에만 외화환산손실 4천억원, 워크아웃에 들어간 포스코플랜텍의 대손충당금 1천억원, 일본 신닛데쓰스미킨(NSSMC)과 전기강판 관련 소송합의금 3천억원 등 영업외 손실을 반영했다.

포스코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포항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철강산업단지 총 생산액 16조9천253억원 중 1차금속 및 조립금속비율이 79.8%를 차지하고 있는데 총 생산액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고용사정도 악화돼 포스코 실적 부진과 함께 지역경제에 이중고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포항철강산업의 전망

지난해 말, 2015년 포항경제는 주력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오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던 2014년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였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중 지역 철강산업의 동향은 이러한 전망이 크게 빗나갔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내외 경기적·구조적 요인으로 철강산업의 생산과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포항제철소의 철강생산은 지난해에는 0.3% 증가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연속해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철강산업단지의 생산액도 올해 1/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6.4%, 2/4분기에는 14.1%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철강·금속의 수출은 지난해에는 6.7% 증가했으나 올해 1/4분기중에는 전년동기대비 6.8%, 2/4분기중에는 11.6% 각각 감소하는 등 2분기 연속 감소세가 심화됐다.

올해 상반기 뿐만 아니라 철강산업 생산과 수출 부진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물론 지역 철강산업이 지난 2012~13년 중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빠졌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생산과 수출이 플러스 성장으로 3년만에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회복의 강도는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며 올해 들어서는 더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철강경기가 예전만 못한 정도가 아니라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면서 "철강산업에 의존해 온 포항경제 산업구조를 늦었지만 신속하게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 경북일보 & kyongbuk.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