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대구·경북 주력 산업 - 포항 철강산업의 대안산업

▲ 포항의 전경.
철강산업 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포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포항만이 가진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한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여기에 철강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역의 주력산업인 만큼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으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포항을 먹여 살릴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해양관광산업과 물류산업.

바다를 갖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해양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이 최근 뜨겁다.

북한, 중국, 러시아 등과 교역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인 포항은 물류산업을 키우기에 최적지로 꼽히지만 이에 대해 소홀한 측면이 많았다.

강소기업·첨단산업 육성 등 미래산업에 치우친 포항시 경제정책을 좀 더 현실성 있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전체를 신경쓰는 백화점식 정책보다는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육성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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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환경, 해양관광산업

소득 수준의 증가로 해양관광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아졌으며 주5일제 근무의 정착으로 어촌과 어항을 중심으로 해양관광이 내륙관광보다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포항을 찾는 관광객 수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으며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인근 국가에서도 찾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

포항은 철강도시를 넘어 미래 먹거리로 해양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 육성이 오래전부터 거론돼 왔다.

포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일본을 잇는 환동해경제권 중심으로 비행시간 2시간내 인구 1천만 도시 5개소, 500만도시 13개소 등 약 7억명의 대규모 잠재관광 배후시장이 입지해 있다.

형산강과 낙동정맥 등 생태자원과 204km에 달하는 해안선을 따라 청정한 해양자원 등이 풍부하다.

서울-포항 KTX가 연결된데다 포항~울산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이 개통되면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포항시는 지난 2011년부터 스포츠와 레저를 육성하고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기품있는 해양문화관광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여름철 물회, 겨울철 과메기로 대변됐던 지역내 한정된 먹거리 메뉴 개발과 포항수협 수산물유통센터 건립 등을 통해 동해안 최대 수산물을 생산하는 포항의 강점을 살려나갈 계획이다.

영일만관광단지와 두호 마리나항 설치를 비롯해 해양 테마파크, 해양 스포츠센터 조성, 포항운하 수변 유원지 건립 등으로 지역내 놀이를 테마로 한 전략사업도 구상중이다.

해양관광자원에 문화를 가미해 구룡포 바다예술공장 조성과 철강비엔날레공원,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 등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포항만의 해양자원이 전통과 문화, 예술 등과 만나 교류와 협력, 융합된다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해양관광 허브도시 포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환동해 물류 중심도시, 포항

대구·경북지역의 유일한 해양 진출로인 영일만항과 인입철도의 2020년내 완공과 수출입항로의 다변화가 이뤄진다면 포항은 환동해 물류 중심지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92년 첫 삽을 뜬 지 10여년만인 2009년 9월, 3만t급 컨테이너 4선석 규모로 문을 연 영일만항.

러시아 극동지역의 북방물류와 북한 나진·선봉의 대북교역, 일본 서해안은 물론 미국 등 태평양으로 뻗어나가는 550만 대구·경북의 해양진출 관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매년 평균 70여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항시는 경북도와 협력해 물동향 확보 및 선사 유치 영업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며 오는 2020년 처리물동향 25만TEU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0년까지 총사업비 2조8천463억원을 투입해 부두 16선석과 방파제를 추가 건설해 영일만항을 환동해물류 거점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항만 뿐만 아니라 포항은 도로망을 활용한 물류산업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많다.

포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경주를 가다보면 이색적인 커다란 이정표가 나타난다.

'아시아 하이웨이 카자흐스탄'이라 적혀 있다. 아시아 하이웨이는 1992년4월 타이 방콕에서 개최된 제48차 총회에서 '아시아 육상 교통망 인프라 개발사업'을 추진키로 결의 하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 총회에서 결의된 아시아 하이웨이에 7번국도가 지정돼 있기 때문에 표기된 것이다.

철도를 통한 물류산업 육성에도 포항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포항은 아시아 횡단철도사업 중 한반도 횡단철도(TKR), 부산·광양∼러시아로 이어지는 노선에 포함된다.

TCR(중국횡단철도), TSR(시베리아횡단철도), TMGR(몽골통과철도), TMR(만주횡단철도)과 연결이 가능해지면 포항은 철송에서도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포항의 주력은 철강산업이지만 이를 제외한 제2의 산업은 물류산업이다.

포항경제가 경북동해안은 물론 환동해경제권과의 왕성한 교류활동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도약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류산업의 동반발전이 필요하다.



△철강산업의 고부가가가치화

포항의 강점인 철강산업 고도화와 함께 신산업과 융합을 통한 고부가가치화도 놓칠 수 없는 과제다.

철강산업을 사양산업으로 치부하지 말고 포항경제의 근간으로 유지시키면서 점진적으로 산업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코와 철강산업단지를 비롯한 철강업체의 구조조정과 신산업 육성 등에 포항시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스코는 양적 확대에서 고부가가치 철강재 개발 등 질적 심화로 전환하고 있으며 선진철강국과 후발개도국의 양면협공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1992년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및 오스트리아 철강설비 기업인 푀스트 알피네사와 공동으로 파이넥스 기술을 개발했다.

파이넥스는 투자비와 원료가공비를 줄이고, 오염물질 발생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주는 혁신 기술이며 기존 고로 공법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제철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철강 분야에서는 리튬, 마그네슘, 티타늄 등의 신소재와 그린에너지, 해양 등 미래 신수종사업을 활성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산업은 지난 40여년간도 마찬가지지만 앞으로도 포항 경제에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은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철강산업의 장점을 잘 이용해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넓혀 나감으로써 도시경쟁력을 효과적으로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경제 관계자는 "이제 포항은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찾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때"이라면서 "포항시는 미래산업 등 뜬구름 잡는 경제정책에서 벗어나 지정학적 위치를 최대한 활용하는 산업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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