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 내사 보도 5일만에 공식입장 발표 김인 사장 "혐의 확정 안돼 실명은 공개 안해" 여론 악화에 부담…엔트리 제출 앞두고 결단

삼성 라이온즈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내사를 받는 주축 투수 3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28명)에서 제외키로 했다.

20일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대구 시민운동장 관리소 2층 VIP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팬들께 죄송하다"며 "아직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고 어떤 혐의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는 선수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인 사장은 "아직 혐의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엔트리에 뺄 선수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겠다. 몇 명을 제외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 15일 '삼성 소속 선수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서 닷새만의 결정이다.

삼성은 숙지지 않는 여론과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당 선수들이 큰 고통을 느끼고 있고, 팀 분위기를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정규시즌 5년 연속 우승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대구경북민들의 지대한 기대를 안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도박 스캔들로 큰 충격에 휩싸여 있다.

검찰은 아직 내사 단계로 "아직 수사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구단측은 여론의 무게를 견딜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삼성은 의혹을 받은 선수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출일은 오는 25일이다.

구단은 물론 대구경북의 삼성팬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이들 해당선수들이 팀의 주축 이라는 점이다.

구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비판적인 여론과 추후에 해외 원정 도박 혐의가 확정될 경우를 가정하면 수사 선상에 오른 선수를 엔트리에 넣기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구단 내부에서도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선수를 큰 전력 손실을 감수하면서 빼야 하나'라는 반론도 있었다.

상식적으로도 확정되지 않은 죄를 물어서 먼저 문책을 하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해단 선수 등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빠지면 불법 도박 혐의를 확정하는 모양새로 비쳐지기 때문에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해명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커지면서 급기야 김인 사장이 직접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엔트리 제외 선언을 하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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