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철학책 봤어?
△이런 철학책 봤어? = 시미즈 요시노리 지음. 함인순 옮김.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니체, 사르트르…. 이름은 친숙한 철학자들이지만 이들의 논리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일본의 패러디 소설 작가 시미즈 요시노리는 자신처럼 '어째서 이런 문제를 이렇게나 골똘히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 역사 속 철학자 12인의 철학을 해학적으로 재해석했다.

책에서 소크라테스는 '세계에서 가장 머리가 강한 남자'라는 신탁을 받자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아무나 붙잡고 박치기 대결을 벌이고, 플라톤은 손님을 대접하면서 암탉의 이데아, 조미료의 이데아를 논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또 헤겔은 약혼녀에게 연애편지를 쓰면서 변증법을 대입했다가 사랑싸움을 벌인다. 다소 억지스럽지만 저자의 이런 유머러스한 해석은 철학에 대한 친근감을 자아낸다.

현암사. 268쪽. 1만3천원.






▲ 남성표류
△ 남성표류 = 오쿠다 쇼코 지음. 서라미 옮김.

흔히 일본의 현재는 한국의 10년 뒤를 보여준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일본 사회의 문제를 진단하면 향후 우리가 직면하게 될 문제를 예견할 수 있을까.

이전에도 중년남성에 관한 책을 쓴 적이 있는 저자는 청년이나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중년 남성의 위기를 현재 일본 사회의 문제로 진단했다. 이와 함께 10년 동안 중년남성 200명을 인터뷰해 중년 남성의 위기를 건강표류, 가정표류, 직업표류, 효도표류, 애정표류 등 5가지로 분류했다.

일본 중년 남성들은 날이 갈수록 건강은 나빠지는데(건강 표류) 아빠의 육아참여가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로 스트레스(가정 표류)에 시달린다. 바깥 생활도 쉽지만은 않아 경기 침체로 기존 세대와 달리 퇴직(직업표류)을 걱정해야 한다. 그나마 가정이라도 이뤘으면 다행이지만 아직 결혼 상대를 찾지도 못한(애정 표류) 경우도 상당수다. 여기에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부담(효도 표류)까지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런 복합적인 문제가 결국 일본 중년 남성의 위기를 가져왔다는 게 이 책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도 실직자와 미혼율, 아빠 참여 육아 프로그램의 유행 등을 감안할 때 일본의 뒤를 밟게 될 것으로 추론된다고 출판사는 지적했다.

저자는 책 뒷부분에서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현재 자신의 자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중년 위기를 극복하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메디치미디어. 268쪽. 1만3천800원.







▲ 여름이 반짝
△여름이 반짝 = "신기하지 않나, 내 숨이 하늘을 난다는 게. 저 비눗방울 안에 든 숨 말이다, 내 숨. 하늘을 나는 것도 신기하고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지도 궁금하고."

유하가 비눗방울을 불며 한 말에 린아는 코웃음 쳤다. 줄 게 있으니 꼭 만나자는 부탁도 거절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유하가 하늘나라로 떠나버렸다.

숨을 불어 넣으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비눗방울을 매개로 세상을 떠난 유하와 세상에 남은 린아가 다시 만난다. 7일마다, 7시 7분이면 유하의 친구들은 비눗방울을 불고, 비눗방울 안에선 유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비눗방울 속 유하의 목소리는 친구들에게 자기가 보물찾기에서 받은 소중한 목걸이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아이들이 유하와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49일, 딱 7번이다. 친구들은 이 짧은 7번의 기회를 틈타 유하가 살아있을 때 나눈 추억의 공간을 되짚는다.

그렇게 여름방학이 끝나갈 때쯤, 저마다 아픔이 있던 아이들은 서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되돌아본다. 김수빈 작가의 제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김정은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문학동네. 196쪽. 1만1천500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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