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술 동국대 농업안전보건센터장

미국 뉴욕 사우스 브롱크스에서 지난 7월 10일 이후 레지오넬라증이 집단적으로 발생하여 113명이 감염되고 12명이 사망하였다. 뉴욕에서 시작된 레지오넬라증 파동이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제약회사 공장으로까지 번져 공장폐쇄조치가 단행되었다. 여름철 냉방기를 통해 특히 의료기관에서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레지오넬라증에 대하여 알아보자.

레지오넬라증이란 레지오넬라균종(Legionella species)에 의한 인체 감염증으로 레지오넬라균종 중 레지오넬라 뉴모필리아(L. pneumophila)라는 균에 의한 폐렴이 가장 대표적이다. 미국 재향군인회가 개최된 호텔에서 1976년 참가한 회원들에게 집단적으로 폐렴이 발생하여 처음으로 알려져 재향군인병이라고 불리기도 있다. 국내에서는 1984년 7월 서울 소재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환자 및 의료진 23명에게 원인불명의 폐렴이 발생하여 원인이 레지오넬라증으로 밝혀져 알려졌다.

레지오넬라균은 폐렴을 유발하는 위중한 레지오넬라증과 경미한 증상의 폰티악 열로 나누어진다. 레지오넬라증은 50세 이상 고령자, 흡연자, 만성폐질환자, 만성심혈관질환자, 암환자, 면역억제요법을 받는 사람에게 주로 발생한다. 잠복기는 2~10일간이며 갑작스런 고열, 마른기침, 두통, 근육통, 전신 권태감, 무력감, 간헐적인 오한이 나타나고 많은 객담을 배출한다. 대부분 폐렴이 동반되며,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를 하지 않으면 15~30%의 치명률을 보인다. 주로 여름철에 발생하고 여성보다 남성에서 발생률이 더 높다. 폰티악 열은 5~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감기 유사 증상을 보인다. 권태감과 근육통의 증상으로 시작하여 갑작스런 발열 및 오한이 동반되고 마른기침, 인후통, 콧물, 오심, 현기증, 설사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대부분 2~5일 이내에 호전된다.

레지오넬라균은 하천, 호수, 토양 등의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온수시설, 에어컨과 같은 냉방시설의 냉각탑수, 증발형 콘덴서, 샤워기, 워풀욕조, 가습기, 장식용 분수, 치료용 분무기, 호흡기 치료 장치 등의 인공환경에서 검출된다. 전파는 공기 감염 및 오염된 물을 흡입하여 감염이 가능하지만 사람간 전파는 되지 않는다.

레지오넬라증의 예방을 위해 1년에 2~4회 냉각탑, 저수탱크와 에어컨의 필터, 물받이 등의 청소와 소독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하는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기 위해 의료종사자들은 레지오넬라증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호흡기에 사용되는 기구나 물은 소독하여 사용하고 원내 환경수를 주기적으로 감시 배양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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