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달러 역내 경제통합 신호탄 수출부진 한국에 새 돌파구될 듯

1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가 3국 간 경제 통합을 향한 의미 있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이날 3국 정상들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역내 경제통합과 관련한 주요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사실 3국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2.8%(16조9천억달러), 교역의 18.6%(6조9천억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경제권이지만 역내 교역 비중은 유럽연합(EU)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낮은 상황이다.

3국을 아우르는 한중일 FTA 협상도 그간 지지부진했다. 지난 2012년 11월 3국 통상장관회담에서 협상 개시를 선언한 뒤 8차례 협상을 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논의된 분야는 상품, 서비스, 투자는 물론 원산지, 통관, 무역구제, 식품동식물검역구제협정(SPS), 무역기술장벽(TBT), 경쟁,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 환경, 총칙, 협력 등 다양하다.

지난 7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8차 실무협상에서는 상품 양허 협상지침(모델리티)과 서비스·투자 자유화 방식 등 핵심 이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3국은 상품 양허 협상지침과 서비스·투자 자유화 방식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3국 정상은 이날 상호 호혜적이며 높은 수준의 한중일 FTA 타결을 위해 협상 속도를 가속하는 데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1월 중국과 FTA를 타결한 한국으로서는 한중일 FTA마저 타결하게 되면 그간 무역 장벽이 있던 일본까지 아우르는 거대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된다.

한국은 지난달 타결된 미국·일본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지 못해 가입 시점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국은 현재 일본과는 FTA를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3국 정상은 또 RCEP 협상이 실질적으로 진전할 수 있도록 3국이 주도적으로 리더십을 갖고 노력하기로 했다.

RCEP는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 총 16개 나라가 참여하는 대형 협정이다. 전체 인구 34억명에 총 교역 규모는 10조6천억달러로 전 세계 경제의 29%를 차지한다.

한중일 FTA와 달리 RCEP의 진전 속도는 빠른 편이다. 지난 8월 상품 1차 양허안 모델리티와 서비스·투자 자유화 방식에서 원칙적 합의를 도출했고 양허협상도 시작됐다.

지난 10월 부산에서 열린 제10차 공식협상에서는 상품·서비스·투자 분야에서 '실질적인 시장접근 협상'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CEP가 타결되면 체결국 간에 안정적인 교역이 가능하고 투자 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 '경제 대국'을 지향하는 중국은 TPP가 타결된 만큼 이에 대응하는 RCEP 협상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심각한 수출 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한국으로서는 한중일 FTA와 RCEP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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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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