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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드라마 속 비정규직 해고 공감"

시사기획 - 홈플러스 매각 협력업체의 한숨

류창기 기자 cool@kyongbuk.co.kr 등록일 2015년11월01일 21시57분  
▲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노조원들이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모습.
#1. 김모씨(여·42)는 지역의 한 홈플러스 지하식품매장에서 6년동안 '협력사원' 으로 일했다.

지난 9월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로 매각되면서 그는 정식직원들과 다른 소외감을 느꼈다.

지난달 23일 정식직원들은 위로차원의 격려금을 300% 정도 받았지만 자신은 오히려 홈플러스에서 매장이 사라질까봐 더 조심스러운 것.

격려금으로 랍스터를 먹었다고 대화를 나누는 직원들 옆에서 그는 자신도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소속이 아닌 협력업체 판매직원인 자신은 매니저 전화만 와도 떨린다.

반면 노조에 가입된 정식직원들은 대주주가 바뀌어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불경기인 요즘 한달 매출은 한창 장사가 잘 될 때에 비해 50%에 불과하다.

현재 김씨는 구조조정을 이유로 자신의 매대가 다른 업체로 교체될까 한번씩 한숨을 쉰다.

#2. 군에 아들을 보내고 포항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김모씨(여·43)도 요즘 마음을 졸이고 있다.

고객의 불만을 늘 웃는 얼굴로 처리해야 되는 '감정노동자'라서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즘은 자신이 혹시나 해고될까봐 염려하는 게 더 힘들다.

부산에서 지난 9월 1일 해고된 4명의 계산원처럼 자신도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력업체 사원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자위하지만 자신의 처지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요즘 대형마트 직원들의 실상을 드러낸 '송곳'이라는 드라마를 공감하면서 본다.

외국계 대형마트가 국내업체를 인수하고 노동규약조차 잘 모르는 직원들을 쉽게 해고하는 장면이 현실을 반영한 듯하다.

김씨는 "대형마트 직원들은 어떤 업체가 인수를 하든지 그냥 꼬박꼬박 월급만 나오면 된다고 생각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협력업체 직원들이 울고 있다. 홈플러스 대주주가 바뀌면서 노조에 가입된 직원들에 비해 더 침묵하고 있다.

1일 홈플러스 노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전국에서 14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 2만6천명이 근무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홈플러스 한 매장의 최대 70% 정도가 협력업체 직원에 이른다.

대주주가 바뀌는 분위기 탓에 노조원들은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배려하는 경우가 적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홈플러스 내에서 다시 노조가입직원과 협력사원으로 나눠진다"면서 "노조의 보호를 그래도 받는 노조원들에 비해 협력사원들이 더 약자인 것 같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매장의 협력업체 직원들은 고스란히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현실이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에 가입된 노조원들에 비해 매출이 줄어들면 자신을 고용한 협력업체가 매장을 철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홈플러스 노동조합에 가입된 직원들은 직접 고용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협력사원들의 대다수가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문제는 같은 홈플러스 노동조합 사이에도 의견이 다르다는 점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홈플러스노동조합과 홈플러스스토어즈노동조합으로 분리돼 있다.

전문가들은 동종 동일노동이라는 원칙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의 한 노무사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동종의 같은 업무를 하는 중에 홈플러스 노조에 가입된 직원들과 차별을 느끼는 경우 해당지역 노동위원회에 자신을 파견한 업체와 작업장인 홈플러스 법인을 상대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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