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위험수위 속 고육지책 vs 결국 소비자에 부담 전가

자동차 보험업계가 11월부터 각종 특약을 신설하고 잇따라 보험료를 인상한다.

만성적인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출한 보험금)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는 것이다.

업체들은 손해율이 위험수위에 달한 상황에서의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이지만, 결국 고객 부담만 늘어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보험사들은 이날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올린다.

메리츠화재보험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9% 인상하기로 했다.

롯데손해보험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5.2% 올리고, 영업용과 업무용 자동차는 각각 6.6%, 7.2% 인상한다.

흥국화재보험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5.9% 올려 인상 대열에 동참한다.

상대적으로 보험료 인상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형업체들은 '보험료 책정 합리화'와 '고객 선택권 보장'을 내세우며 각종 특약을 신설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이달 중순 업계 최초로 '대물배상 가입금액 확장특약'을 신설한다.

지금까지 대물배상 금액을 1천만원, 3천만원, 5천만원, 1억원 등의 기준에서 선택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부터는 1천만원 대물배상에 의무가입한 후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별도특약에 가입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대신 초과금액 규모는 고객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업체들은 이런 일련의 움직임이 위험수위에 근접한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5% 수준이지만, 현재 대부분 업체의 손해율은 80% 이상"이라며 "중소업체 중에는 90%가 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업계가 결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업체들은 가격 결정구조에 대한 합리적인 검증을 받는 대신 계속 손해율만을 근거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일방통보식 가격 인상만 반복하면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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