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카터 '4D 작전계획 이행지침' 서명…16개항 공동성명

한국과 미국의 국방장관은 2일 "어떤 형태의 북한 침략이나 도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데 합의하고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파괴하는 '4D 작전계획' 수립을 공식 천명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또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계획에도 서명했으나 민감한 분야인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선 의제로 논의하지 않았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제4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회의를 하고 그 결과를 반영한 16개 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 따르면 양국 장관은 핵과 생화학탄두를 포함한 북한 미사일 위협을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 방어(Defense)하기 위한 '동맹의 포괄적 미사일 대응작전개념 및 원칙(4D 작전개념)의 이행지침'을 승인했다.

이 지침에는 4D 작전계획과 연습계획 등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4D 작전계획은 한미연합사령부의 '작계 5027'을 대신해 새로 만든 '작계 5015'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4D는 탄도미사일이나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의 탐지, 교란, 파괴, 방어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말로, 유사시 지상 미사일 발사대와 이동식 발사대(TEL),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까지 타격 대상에 포함한다.

아울러 양국 국방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도 승인하고 서명했다.

카터 미 국방장관은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전작권 전환은) 미국이 단독으로 했던 임무를 한국이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우리는 시간을 들여서 한국군이 완전히 이런 주요 능력을 가질 때 전작권을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대(對)화력전 능력 공동 검증계획'의 완성을 평가하면서 한국군 대화력전 능력의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주한미군의 대화력전 수행 전력을 한강 이북의 현위치에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이 검증이 완료되면 주한미군의 대화력전 수행 전력은 평택의 캠프 험프리 기지로 이전한다.

한민구 장관은 개전 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한국군의 대화력전 능력을 2020년께까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확인했다. 이 시기에 주한미군 대화력전 수행 전력인 210화력여단이 이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장관은 우주 역량에 대한 임무 보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해 우주 상황인식, TTX(운용연습)을 포함한 연습과 우주 운영자 훈련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군은 사이버영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의 능력 강화 차원에서 공동사이버 훈련과 연습, 사이버 군사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준비하면서 미측은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과 관련, 4개 핵심기술 이전문제는 미 정부의 '불가' 방침이 확고한 만큼 거론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양국 장관은 한국 국방부·외교부와 미국 국방부·국무부가 공동 주관하고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전략적 수준의 '방산기술전략·협력체'(DTSCG)'를 신설해 방산기술 전략과 협력 의제를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카터 장관은 회견에서 "미국은 KF-X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입장"이라면서도 "미국법에 의하면 우리가 한국측에 특정기술을 이전하는 데 제한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방산협력체를 통해 한국과 기술협력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관심을 끌었던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았다고 양국 국방장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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