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원탁회의

▲ 지난 2일 오후 대구시 남구 프린스호텔 별관에서 '2015년 제3회 대구시민원탁회의'가 열려 회의에 참석한 시민들이 대구 교통사고 절반줄이기에 관한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유홍근기자hgyu@kyongbuk.com
지난 2일 오후 대구시내 한 호텔에서 대구시민원탁회의가 열렸다. 올들어 3회째이며 지난해 민선6기 출범이후까지 합하면 4회째다.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시민원탁회의에 참석하는 자체를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는 대구의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도 오후 7시에 시작된 원탁회의가 밤 10시에 마무리됐음에도 지루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3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대구시민이 직접 참여해 목소리를 내면서 계획하고 주도하는 원탁회의. 원탁회의 출범 초기엔 다소 생소하고 의회와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이제는 대규모 토론 참여 문화의 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권영진 시장은 "올들어 3번째 원탁회의가 열리는데 진지하게 토론하고 투표하는 모습을 보고 민주주의와 시민은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강조했다.

'여론 결집의 장' 역할을 하고 있는 대구시민원탁회의의 토론 결과를 정리해 본다.




△중립성·노하우 위해 전문기관에 위탁 운영.

지난해 9월 '안전한 도시, 대구 만들기'라는 의제로 시민원탁회의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추진과정에서의 시의회와 사전협의 부족 등으로 일부의 우려도 있었으나 새로운 토론문화 형성과 시민참여에 의한 정책 수립기준 마련 등 시정혁신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지난해의 미비한 점을 보완해 체계적으로 준비했으며 시민원탁회의가 새로운 거버넌스형 시민소통의 아이콘으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립성과 운영 노하우가 있는 전문기관에 위탁, 운영토록 했다. 대구경북연구원내 사무국을 두고 전담 인력 3명을 배치헤 운영을 총괄한다. 또 토론주제에 따라 장소·시간 선정, 의제관련 이해관계자, 시민사회단체, 근로자 등 분야별 다양한 시민참여로 참여율 제고를 위해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토론결과에 대한 토론주제 담당부서의 예산반영 등 구체적 실천계획 수립·추진, 추진상황 보고 및 모니터링을 지속으로 실시하고 있다. 물론 실천 계획을 수립할 경우 대구시의회와 충분히 협의도 거치도록 했다.

▲ 한 젊은 시민토론자가 다양한 교통사고 감소 방안 등을 주장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조례제정 등을 통해 원탁회의 활성화 원년.

정책수립과정에 주민 참여 기회를 확대해 합리적인 정책결정을 위한 시민원탁회의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시민원탁회의 운영에 필요한 조례제정을 금년에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다시말해 현재 운영규정으로 돼 있는 시민원탁회의 운영근거를 조례로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이미 지난 4월 원탁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15명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놓고 있다. 운영위는 시민원탁회의 운영 총괄·지원·자문역할을 하고 토론주제 및 토론참여자 선정, 회의결과에 대해 시정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게 된다. 또 토론주제 담당부서, 관계전문가, 사전 설문조사 등을 통해 세부 토론과제를 선정한다. 이때 시의회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하지 않는 과제를 선정토록 한다. 시민원탁회의 참석자는 토론주제에 따라 분야별, 성별, 연령별 등을 고려해 균형있게 선정한다.

▲ 시민토론자 배윤희씨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1, 2, 3차 원탁회의 개최.

금년 제1차 시민원탁회의는 지난 5월 11일 시민 409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민이 만들어가는 대구축제'라는 주제로 열렸다.

토론결과 투표에서 대구축제의 문제점으로는 중구난방식 흩어진 축제라는 비판이 160표로 41%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낮은 기획력이 29%(113표), 여유없고 무관심한 시민15%(59표), 시민 편의성 부족 등 운영미숙 9%(37표), 관과 기획사주도 등 소수의 축제가 7%(26표)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축제의 대표적 컨텐츠로는 역사와 문화정체성이 중요하다가 30%(109표)로 가장 점유률이 높았다. 다음으로 지역특성반영이 25%(92표), 시민체험, 교류 등 시민축제 22%(81표),일상탈출·힐링 컨텐츠 15%(55표), 즐길거리.볼거리 7%(27표)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시민원탁회의 결과를 최대한 반영한 세부시행계획 수립한데 이어 내년 축제기본계획을 만들기 위해 축제육성위원회를 만들고 퍼레이드 관련 민간조직위원회도 구성했다.

2차 회의는 지난 9월 7일 477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민이 꿈꾸는 대구'라는 주제로 2030년 도시기본계획를 다뤘다.

제1토론 내용은 "앞으로 대구가 어떤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와 제2토론은 "미래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무엇입니까?"였다.

제1토론 기반시설분야에서의 의견은 골고루 함께 일하는 도시 대구가 19.3%(88명)로 가장 비율이 높았다. 다음으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대구의 문화관광 18%(81명), 향토기업(중소기업, 디자인완제품,규제완화,화장품) 살리는 대구 15.6%(72명), 공원 많고 잘 정돈된 깨끗한 도시 대구 13.6%(62명), 노후주택 정비·아파트 투기 없는 대구 12.5%(56명), 커지는 대구, 분산된 대구, 소득격차 적은 대구 10.5%(48명), 교통사고 적고 사통팔달의 대중교통 도시 대구 6.1%(28명) 등의 순이었다.

비 기반시설분야에서는 대한민국 선도 문화인프라 도시 대구가 33.3%(154명), 누구나 배려하고 함께하는 공동체의 도시 대구 29.7%(136명), 생애주기별로 따뜻한 복지 도시 대구20.3%(94명), 인재하면 대구, 자긍심 높은 열린 교육도시16.7%(78명) 등이었다.

제2토론에서 의견제시는 문화인프라 도시대구(공연산업-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등)가 16%(67명)로 점유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지역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할당제, 가산점 등 확대 15%(63명), 도시교통 인프라 구성:섹터별 특색 교통수단/관광자원 연계 14.5%(61명), 산업용지를 확보, 무상 또는 저렴하게 임대해 기업유치 14.4%(61명)로 같은 비율로 나왔다. 역동적인 취업할 수 있는 인재가 모이는 도시 대구는 10.5%(44명)로 6위를, 일자리 창출과 관련 달성군 신성장 동력, 테크노폴리스 조성은 8.1%(34명)으로 가장 호응도가 낮았다.

3차 원탁회의는 지난 2일 대구시 남구 프린스 호텔에서 교통사고를 줄이는 방안을 들어보고 찾기 위해 열렸다.

그 결과, '생활권도로 불법주차 강력단속'에 대해 359명이 찬반의견을 표명했다. 이가운데 59.8%(215명)이 매우 찬성하거나 찬성했다. 37.8%(136명)는 반대했으며 잘모르겠다는 2.2%였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차량도심 주행 속도제한(50㎞/h)'에 대해서는 365명 가운데 34.5%만이 찬성을 한 반면 반대에는 63%(230명)나 됐다. 잘모르겠다는 2.4%였다.

반대의견으로는 일괄적인 속도규제 보다 도로 개선 및 신호체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가 37%(125명)로 가장 많았다.

교통흐름 방해로 교통체증 유발 28%(95명), 속도 하향 등 물리적 규제보다 시민의식 개선이 우선이 20%(66명), 50㎞/h는 너무 낮다가 9%(29명), 추월 증가 등 사고 유발 가능성이 증가가 6%(20명)로 나타났다. 과속차량 단속 구간단속방식 전환에서는 355명 가운데 63.6%(226명)이 찬성을 했으며 반대는 31.2%(111명)였다. 잘모르겠다는 5%(18명)이었다.

현행 10차선인 달구벌대로를 8차선으로 축소해 대중교통 및 자전거 등 진환경 교통수단으로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자 342명중 찬성이 31.2%(107명), 반대는 67.8%(232명)로 반대가 2배 이상 많았다.

권영진 시장은 "사람중심으로 문화가 꽃피는 도시로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러나 400명(원탁회의 참석자)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마음을 모은다면, 이도시는 내가 주인이고 내가 만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못할 일도 없다"고 이날 원탁회의를 마무리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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