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박근혜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가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에 따른 비용은 연간 1조2000억 원에 달한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전국 397개 지방공기업은 최근 5년간 지자체 손실 지원 금액이 10조9천억 원이다.
 경주 출신으로 경북지방경찰청장을 지낸 한국공항공사(KAC) 김석기 사장(61)이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의 경영성과가 정부 안팎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대구공항의 흑자전환을 예상했고, 포항공항을 지방공항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만들고 싶다며 내년에 재개항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한국공항공사 사장 취임 이후 경영 성과는
"2014년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고치인 1,735억원을 달성하여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무차입경영, 금융부채 0%의 건실한 재무상태다. 최근 4년간 총1,630억원의 정부 배당금을 통해 국가재정에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는 556억원의 정부배당금을 지급했다. 항공수송 분야에서도 지난 한해 엔저현상 등의 불리한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핵심공항 차별화 육성전략과 지방공항 맞춤형 활성화 노력을 통해 항공여객 수송에서 6천166만 명을 기록(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지방공항은 적자공항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었으나, 올해 말이 되면 대구공항과 청주공항이 흑자로 전환 할 수 있을 것 같다"

▲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지난달 15일 한국의 최고경영인상을 수상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외부 평가는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16개 공공기관(공기업 30개, 준정부기관 31개, 강소형기관 55개)의 2014년도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2013년엔 C등급이었다). 평가는 최고 S등급부터 A, B, C, D, E까지 6단계. S등급은 없고 A등급은 15개 기관(13%)이다. 세계항공교통학회(ATRS)의 2015 공항운영 효율성 평가에서 제주공항이 아시아 지역 1위, 김해공항이 2위, 김포공항이 4위에 랭크돼 아시아 상위권을 휩쓸었다. 지난 4월 국제공항협회(ACI)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도 김포공항이 5년 연속 1위를 차지,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또 올 초 정부가 실시한 '2014 국가기반체계 재난관리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해 대통령 기관 표창을 수상했다."

- 경영실적 평가 A등급을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사실 '낙하산인사'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경영평가 기준이나 절차 등을 죽기 살기로 공부했다. 공기업 직원은 투철한 국가관을 바탕으로 국민을 위해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2013년 10월 7일 제10대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된 그에 대해 서울경찰청장 재직 시절 농성 중인 철거민을 진압해 사망에 이르게 한 '용산참사'의 주범이라는 야당의 공격 받았다. 그는 노조의 반대로 취임식도 하지 못한 채 김포공항 국제선 의전실에 야외용 침대를 놓고 업무를 시작했다. 대법원은 2010년 11월 용산 철거민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잘못은 없었다고 판시했다. 그가 용산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에서 물러난 지 20개월 만이다.

- 취임 후 역점을 둔 경영방침은
"경영방침은 '신뢰와 창조로 함께 뛰는 젠틀(Gentle) KAC' 이다. 그리고 현장을 강조하는 의미로 '우.문.현.답'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우리들의 모든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로 직원들이 제기하는 조직 내부문제와 공항이용객이 제기하는 모든 문제를 현장에서 답을 찾자는 것이다. 취임하자마자 'CEO 우체통'이라는 채널을 만들어 완전히 비밀을 보장하고 직원들과 일대일 대화를 시도했다. 기술직이 소외되고 있다는 말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기술직 간부를 인사실장에 임명하고, 주요보직인 대구지사장, 청주지사장, 김포공항 의전팀장에는 여성을 기용했다. 공항의 상주기관과 협력업체도 껴안았다."
 김 사장은 경찰과 1999년 서울경찰청 방범지도과장으로 재직할 때 경찰 마스코트 '포돌이' '포순이'를 만든 주인공이다.

  -지방공항이 지방에는 필요한 인프라이지만 운영이 어렵다고 한다
"지방공항은 그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비행장이 아니라, 주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 경제와 관광에도 큰 영향을 주는 상징적인 기반 시설이다. 지방공항에 B737 비행기 한 대가 뜨면 4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오고 7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한다. 적자 공항이라고 해서 곧바로 문을 닫는데 찬성하지 않는다. 꾸준히 시설투자를 하고 저비용항공사 등을 유치해 고객을 늘림으로써 독자 생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대구공항이 정상화되기 위한 복안이 있나
"대구공항은 지난해 7월부터 저비용항공사의 노선을 증설했다. 외국항공사들도 타이페이, 하노이, 다낭 등을 오가는 부정기 노선을 운항중인데 내년에는 나리타와 홍콩노선도 생길 예정이다. 시설적인 측면에서도 내년까지 약 230억원의 예산을 시설환경 개선에 투자할 예정이다"

- 포항공항 재개항과 정상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포항공항을 지방공항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만들고 싶다. 지자체와 협력하고 지방공항만이 가진 아이덴티티를 살려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항으로 만들고 싶다.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한 현재의 활주로 재포장 공사가 완료되면 내년부터 곧 재개항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포항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수요가 많고 여수의 광양제철, 군산의 새만금 산업단지 등의 동서 교류가 많기 때문에 지역 기반 소형항공사를 기반으로 50~70인승 규모의 동서노선을 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광주, 포항-인천 등의 신규노선이 개설되면 포항공항 활성화는 물론 경주와 포항지역의 관광과 경제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 울릉도공항에 대한 계획은
"현재 2020년 개항을 목표로 울릉도공항도 건설중인데, 울릉도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길지 않기 때문에 소형항공기 착륙만 가능하다. 이런 특이점을 활용하여 포항공항을 울릉도로 가는 거점공항으로도 활용할 계획에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 김해 제주 대구 등 7개 국제공항을 포함해 전국 14개 공항(인천공항 제외)과 항로시설본부, 항공기술훈련원을 거느린 공항운영전문 공기업이다. 공사 직원은 1800여 명, 협력업체 직원은 3500여 명.
 김석기 사장은 공직자들이 꼭 가지고 지켜야 할 덕목으로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같은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꼽는다. 그는 김포공항 관제탑과 빈 공간에 태극문양이 들어간 슈퍼그래픽을 그려 넣는 '애국심 프로젝트'로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찰간부후보생 27기(수석졸업, 대통령상 수상)로 경찰에 입문, 경찰서장을 거쳐 경북지방경찰청장과 대구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주일 한국대사관 외사협력관과 주오사카 총영사로도 일했다. 경찰, 외교관, 공기업 CEO라는 다양한 직종을 경험 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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