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술 동국대 농업안전보건 센터장

매년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로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를 가진 농업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의 농업인들에게 힘을 주고 우리나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농업인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미로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법정기념일로 정해져 있다.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土)자가 겹친 토월토일(土月土日)을 상징했으며, 이를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쓰면 11월 11일이 된다. 또한 이 시기는 농민들이 한해 농사를 마치고 쉬면서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우리나라 농촌은 196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개발의 영향으로 농촌 인구의 도시로 이동이 급격히 증가해 농촌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였고 농촌 인구의 고령문제가 심각하다. 농업인은 야외 활동이 잦아 다양한 감염병에 노출되기 쉬운 고위험군이다. 특히 고령의 농업인은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염병이 발생하기 쉽고 감염되면 후유증이 더 발생하고 치사율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을철(9~11월)에 농업인은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에 감염되기 쉽다. 쯔쯔가무시증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에 물려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긴 옷으로 피부를 보호하고, 기피제로 처리한 작업복과 토시를 착용하고 풀밭 위에 옷을 벗어놓거나 눕는 행동을 삼가고 쉴 때는 돗자리를 사용해야 한다. 작업 후에는 작업복을 세탁하고 샤워보다는 목욕하는 것이 좋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쥐의 배설물에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가 있다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쥐나 쥐의 배설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예방 백신이 있어 쥐와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농업인은 가까운 보건소를 찾아 접종하는 것이 좋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의해 발생하며, 쥐나 가축(소·돼지·개 등)의 소변에 존재하며, 이들 소변에 의해 오염된 물 또는 축축한 토양에서 피부를 통해 감염된다. 위험작업으로는 태풍 및 홍수 후에 벼 세우기, 추수기에 벼 베기 등이 있다. 렙토스피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젖은 곳에서 농작업을 할 때는 장화, 장갑, 작업복과 같은 보호구를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농업인들은 다양한 감염병에 노출되기 쉬운 고위험군인데 이에 대한 인지도는 낮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감염병으로부터 농업인의 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농촌사회를 이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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