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 사령탑 내정설 언론 보도·부인으로 또 홍역 구단 홈피, 확실한 입장 발표 촉구 등 비난 글 '폭주'

지난 10월 황선홍 감독이 퇴진의사를 밝힌 포항스틸러스 구단의 행보가 팬들을 헷갈리게 하면서 또다른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감독 퇴진의사 발표에서부터 구단발표가 아니라 에이전트의 말을 빌어 언론에서 잇따라 퇴진소식이 전해지자 마지못해 기정사실화했던 구단이 이번에는 최진철 감독 내정설로 홍역을 치르게 됐다.

문제의 발단은 모스포츠전문지가 10일 오후 '최진철 U-17대표팀 감독, 포항 차기 사령탑 내정'이라는 기사를 인터넷판에 올리면서부터였다.

이 기사가 게재되자 포항스틸러스 구단홈페이지에는 구단을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빗발쳤다.

사태가 이처럼 번지자 포항은 부랴부랴 "최진철감독이 다수의 후보군에 올라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도 접촉한 사실이 없으며, 리그가 종료된 뒤 최대한 빠르게 감독선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앞서 지난 10월말 황선홍감독 퇴진설이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됐을 당시에도 구단은 이를 전면부인하다 결국 사실을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팬들로부터 충분히 의심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구단측의 입장에 설득력이 있었다.

K리그 35라운드 현재 2위에 올라있던 포항으로서는 2016 ACL 자동진출티켓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시즌막판 감독퇴진이라는 악재가 돌출되는 것은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감독퇴진이 기정사실화됐고, 이번에는 차기감독 선임과 관련 온갖 루머들이 나돌고 있다.

10일 최진철감독 내정설은 구단측의 발표와 같이 루머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황감독이 9월께 퇴진의사를 전했다 하더라도 구단이 쉽게 차기감독 내정을 위한 준비가 쉽지 않았고, 이때는 최감독이 U-17대회서 성적을 낼 때가 아니었다.

만약 최감독을 내정했다면 U-17대회가 끝나고 귀국한 지난달 31일 이후 접촉했다는 뜻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최진철감독 내정설이 발표됨과 동시에 떠오른 것이 외압설 루머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포항은 그동안 파리아스 등 외국인 감독을 제외하면 현역시절 포항출신 선수들이 감독을 맡는 게 불문율처럼 이어졌다.

이회택 제 3대 감독이후 9대 황선홍감독까지 7명의 감독중 포항선수출신이 아닌 국내감독은 허정무감독 뿐이지만 감독취임전 2년간 코치를 맡았던 것을 감안하면 순혈주의 전통을 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최감독은 전북에 입단해 전북에서 은퇴한 원클럽맨으로 포항과의 인연이 전혀 없다.

비록 U-17대회서 FIFA대회서 사상 처음으로 브라질을 꺾고, 자력으로 예선을 통과한 성적을 올렸지만 포항구단이 감독으로 내정하기에는 부담이 많다.

결국 포항팬들의 말처럼 '간 보기(?)'를 했거나 외압설 루머까지 나오는 형국이어서 구단 태도가 비난받고 있다.

무엇보다 황감독 퇴진 발표이후 일찌감치 수많은 감독후보군 이름들이 나돌고, 일부에서는 내정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구단방침과는 달리 보안에 실패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포항이 지난 36라운드에서 ACL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한 만큼 이제 구단측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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