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식을 접하고 순간 울컥거려 눈가에 이슬이 맺혔습니다. 일터였기에 눈물을 들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부는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매만지며 고개를 돌릴 수 있었습니다.
수필을 배우고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수필은 내 마음의 앙금을 풀어내는 과정"이라는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 귓전에 생생합니다.
앙금을 풀어내는 건 전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둘 풀어내면서 조금씩 나를 제대로 보게 되었고, 애써 모른 척 덮어두었던 상처들과 마주하며 아물어 가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전 지천명을 맞아 인생의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돌부리에 넘어지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웅덩이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혼자가 아니었기에 다시 툭툭 털며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어느 유명한 시인은 이 세상을 잠시 소풍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가벼운 걸음으로 소풍 갈 준비를 했으니, 이제는 즐거운 마음으로 소풍갈까 했는데 경북일보에서 그 걸음에 힘을 실어주어 고맙습니다. 일하며 글공부하느라 가정에는 소홀한 면이 있었습니다. 묵묵히 지켜봐주며 응원해준 제 가족과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저희 하나하나를 아껴주시는 두 분 선생님, 수필이라는 한배를 탄 동기, 선후배 문우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저희 엄마가 가장 기뻐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심사위원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며 글을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