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대구 알리기 신통찮아 대구와 삼성의 오랜 인연 이용 도시브랜드 높이기 고민 해야

▲ 박무환 대구취재본부 부국장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투자 유치차 유럽을 방문했다가 실망했다. 대부분이 대구라는 이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매도시를 맺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조차 마찬가지였다. 대구시가 그동안 도시 이미지 제고를 명분으로 일련의 굵직 굵직한 국제행사를 치렀으나 도시를 알리는 데 큰 효과가 없었다는 듯한 감이 들었다.

대구는 2003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비롯,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2015년 세계물포럼을 개최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당시 시는 "세계 60억 인구가 지켜본다"며 대회만 치르면 대구가 금방이라도 국제도시가 될 것 처럼 들떠 있었다.

'대구를 세계에 알린다'는 명분 하나로 국제행사를 많은 노력과 돈을 쏟으며 잇따라 유치했다. 지금도 그러한 유치전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속의 대구'라는 외침은 이불 뒤집어 쓰고 만세 불렀던 모양새는 아니었을까. 투자한 만큼의 결과가 신통찮은 것이다. 지난날 대구는 섬유분야 특히 염직·제직에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었지만 국제적인 브랜드를 만들지 못했다. 어쩌면 그것이 대구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헤매고 있는 이유 지도 모른다.

도시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 도시마케팅전략이 도입된 것은 지방자치제도가 뿌리를 내린 1990년대 중반 이후다. 그러나 지방자치제도는 지역에 기회인 동시에 위협요인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 1995년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을 직접 선거로 선출하면서 경제적 발전을 목표로 하는 도시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러한 도시 경쟁시대의 도래는 곧 브랜드 경쟁시대로 대변되게 됐다.

더구나 글로벌 시대에는 국가간 경쟁 못지 않게 도시들 사이에도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속에 대구는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뒤쳐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몇 년 전인가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는 한 국가의 인지도 호감도를 1% 올리는데 100억 달러(10조원)가 소요되며, 1개 도시브랜드를 1% 업그래이드 시키는데 적어도 몇 10억 달러(수조원)가 들 것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대구는 무엇으로 도시를 브랜드화 해서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대구에는 삼성과 관련된 인연들이 많다. 지금으로부터 80여년 전 글로벌 삼성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가 움튼 곳이다. 고 이병철 회장이 당시 자본금 2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차렸던 곳이다. 이어 우리나라 근대 제조업의 한 획을 그었던 삼성그룹 산하 제일모직 공장이 1954년 설립돼 꿈을 심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지금 그 제일모직 옛 부지는 기술과 예술이 어우러진 대구 삼성창조경제단지로 화려하게 부활을 꿈꾸고 있다. 또 야구팀 삼성라이온스가 있으며 명품 야구장 삼성라이온스파크도 내년 초 개장을 앞두고 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도 있다. 삼성이 주도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국에서 제일 먼저 문을 연 곳이다. 내년 연말이면 동대구역 인근에 굴지의 신세계 백화점도 개점을 한다.

이마당에 대구광역시를 '대구삼성시'로 부르면 어떨까. 대구시는 지금도 도시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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