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물의 활용 어디까지 가능할까?'

포스텍 연구팀이 처음으로 살짝 건드려도 길이가 5~10배까지 차이가 나는 '스타렛 말미잘(Starlet Sea Anemone)'의 실크 단백질을 이용해 단백질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손상된 장기 등을 재생하기 위해 몸 속에 투여하는 줄기세포가 제대로 배양할 수 있도록 돕는 지지체뿐 아니라 생체 분자를 나르는 이동체 등 각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섬유로 많이 이용된 실크 단백질은 알레르기나 염증반응을 일으키지 않은 데다 신축성과 강도가 뛰어나 조직공학이나 의공학, 수술용 봉합사 등의 소재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누에에서 나오는 실크는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해 사용하기에 제약이 있는 것은 물론 거미의 실크는 강도가 뛰어나지만 서로 잡아먹는 거미의 특성으로 양식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단백질로 만든 하이드로젤은 생체 친화적인 소재지만 몸속의 물리적 충격에 쉽게 부스러져 사용하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텍 화학공학과 차형준(사진) 교수팀은 스타렛 말미잘 속에 실크와 유사한 성질의 단백질을 모사한 '말미잘 유래 실크유사단백질'로 생체적용이 가능한 바이오소재를 개발했는데, 동물의 심장이나 근육보다 10배 높은 단단한 성질(강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말미잘 실크유사단백질 속에 있는 다량의 타이로신(tyrosine) 잔기를 청색광을 이용해 메뚜기나 잠자리와 같은 곤충의 관절이 유연성과 형태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단백질인 다이타이로신(dityrosine)으로 유도해 하이드로젤을 만들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바이오소재 분야 권위지인 '바이오매크로몰리큘(Bio

macromolecule)'지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를 주도해온 차형준 교수는 "말미잘의 수축과 이완을 관찰해 해양생물이 가진 독특한 반복서열을 가진 단백질을 적용한 연구"라며 "쉽게 부서지는 기존의 단백질 하이드로젤 지지체의 단점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원천소재와 기술을 확보해 바이오 소재의 범위를 한층 넓힌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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