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가능한 만성질환일 뿐 감염자에 대한 편견·차별 없애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 만들어야

▲ 서상은 (사)한국에이즈퇴치연맹 경북지회장
12월1일은 제28회 '세계에이즈의 날'이다.

1988년 1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보건장관회의에서 148개 참가국들이 에이즈 예방을 위한 정보교환, 교육홍보, 인권존중을 강조한 '런던선언'을 채택하면서 12월 1일을 '세계에이즈 날'로 제정했다. 이 날을 기념해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예방책을 전달하기 위해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가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깨고 차별을 없애기 위한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따뜻한 마음을 의미하는 '붉은 리본'을 몸에 부착함으로써, 에이즈 감염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고 이들을 사회속으로 받아들여 다 함께 살아가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자는 '붉은리본'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2013년 약 230만명이 AIDS에 새롭게 감염됐고, 2013년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존 감염인은 3천530만명, 우리나라가 포함된 동아시아는 8만1천명이 HIV(에이즈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 UN AIDS는 2011년부터 'GETTING TO ZERO'라는 슬로건을 발표, '신규 감염제로' '에이즈로 인한 사망제로' 감염인 차별제로를 위한 전세계의 관심과 동참을 촉구했다. 10가지 세부목표를 설정해 △성접촉을 통한 HIV감염을 절반 축소 △HIV수직감염퇴치 및 에이즈 관련 모성 사망을 절반감소 △마약 사용자들의 HIV 감염예방을 목표로 삼고, 에이즈로 인한 사망제로를 위해 △치료 필요한 HIV감염인들의 항레스토로바이러스 치료에 대한 보편적 접근성 보장 △결핵으로 인한 HIV감염인 사망을 절반으로 감소 △HIV감염인과 그 가족구성원들이 국가적, 사회적 보호 치료와 지원을 받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HIV 감염인 및 성매매종사자, 마약사용자 또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처벌적인 법과 집행을 반으로 감소 △HIV 관련입국 및 체류거주를 제한하는 국가의 규정철폐 △모든 국가의 HIV대응에 있어 여성의 요구 최소한 반영 △성폭력에 대한 용인철폐를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는 질병관리 본부가 '세계에이즈의 날'을 기념해 에이즈에 대한 인식 부족과 감염인에 대한 편견 및 차별을 해소하고자 '에이즈 바로알기'라는 주제로 에이즈예방 온라인 캠페인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자체 및 관련 단체 등에서 다양한 홍보와 이벤트 등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약물개발로 에이즈는 치료가능하고 지속적인 관리만 하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만성질환일 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에이즈에 대한 무지로 인한 차별과 편견은 그 자리에 멈춰 감염인들을 옭아매고 있다. 결국 에이즈로 인한 사회적 고립과 자괴감 때문에 쓸쓸하게 내몰리고 있다. 국내 에이즈 감염환자는 체류 외국인 포함 지난해 1만2천757명을 넘어섰다. 실제 감염사실을 모르는 사람까지 감안하면 5~6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현실에서 무조건 예방, 에이즈 감염자와 분리만을 강조한다고 해서 나아질 것은 없다. 맹목적인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 올바른 에이즈를 이해할 때 에이즈의 위험에서 안전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이나 언론의 보도가 반짝 일회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수 십년 이후를 내다보고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같은 울타리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감염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활발한 논의와 노력 끝에 감염자들이 자신만의 동굴에서 벗어나 이웃과 어울리고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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