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제만 대통령 회담 수주전서 유리한 위치 확보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을 방문,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체코와의 10조원대 원자력 분야, 약 14조원 규모의 의료 시장을 겨냥해 체코에서 외교활동에 나선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체코 방문은 1995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20년만이다.

박 대통령은 2일 오전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 기업의 원전, 의료 시장 진출을 위한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체코는 테멜린(Temelin), 두코파니(Dukovany) 지역에서 100억달러(12조원) 이상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19년에는 입찰에 부질 예정이다. 체코는 현재 35%인 원전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46~58%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에너지 기본계획인 '국가에너지컨셉'(SEC)을 지난 5월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체코의 경제 일간지 '호스포다르스케 노비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체코가 신규 원전 건설 추진 과정에서 한국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면 양국이 함께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체코의 원전 건설에 한국기업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2월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가 방한했을 당시에도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우리 정부의 관심을 전하고, 앞으로 원자력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방한 중 소보트카 총리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원전 건설업체인 두산중공업을 방문하고, 한국전력에 체코 원전 건설 사업 참여를 요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원전 분야에서 높은 가격 경쟁력과 조기시공 능력 등을 이미 인정받았다"며 "체코에서도 이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코 의료시장 진출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코의 의료시장 규모는 연 14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과 제만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관련, "두 정상은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국제 현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3일에는 체코·헝가리·폴란드·슬로바키아 4개국으로 구성된 중유럽 지역협렵체인 '비세그라드 그룹'과의 첫번째 '한-비세그라드 정상회의'를 갖는다.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총리와의 연쇄 정상회담도 이어진다. 같은 날 한-비세그라드 정상 만찬에도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비세그라드 그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들 국가들이 추진 중인 원전, 인프라 등 국책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과학기술, ICT, 보건의료, 문화 등 신성장 분야에 대한 협력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체코 경제지 '호스포다르스케 노비니'와의 이날 자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1978년 원전을 도입한 후 현재 24기를 운영하면서 총 전력수요의 30.2%를 원전에서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이용률을 유지해 왔다"며 "체코가 신규 원전 건설 추진 과정에서 한국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면 양국이 함께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4일 프라하에서 동포 대표들을 접견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서울에는 5일 오전 도착할 예정이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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