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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사이다' 국민참여재판 시작

[뉴스초점] 檢·辯, "범행입증 자신" VS "직접증거 없어" 첫날부터 치열한 법적 공방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등록일 2015년12월07일 22시51분  
▲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으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 할머니(82)가 7일 오후 국민참여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대구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유홍근기자 hgyu@kyongbuk.com

한 마을에 사는 이웃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일명 상주 농약 사이다 살인 및 살인미수 사건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대구법원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오는 11일까지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한다.

박모(82) 할머니는 지난 7월 14일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심원들의 부담감

7일 재판부는 배심원 7명과 결원 등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 배심원 2명을 선발했다.

배심원 선발은 통지문을 받고 출석한 후보자들 가운데 무작위로 대상자를 뽑고 재판부 직권 및 검사·변호인의 기피신청 절차를 통해 선정됐다.

검찰측은 증거가 확실한 만큼 유죄판결을 확신하고 있으며 변호인측은 직접증거가 없다고 맞서는 등 치열한 법적공방을 예고했다.

배심원 선발이 끝난 이날 오후 1시30분께 재판장이 재판시작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법리 공방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재판 시작 전 재판장은 박 할머니가 구치소에서 이송 문제로 재판이 10여분 늦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늦어진 시간만큼 재판장은 배심원들을 향해 국민 관심이 높아 배심원들에 대한 관심이 쏟아질 수 있고 선고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배심원들이 외부인과 의견을 나누는 것은 물론 외부 접촉 자제, 사건 자체와 증거만 보고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검찰측 유죄판결 확신

오후 1시41분께 마침내 박 할머니가 법정에 도착했으며 박 할머니를 본 가족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배심원 선서, 재판절차 및 배심원 의무 설명이 끝난 뒤 검찰은 공소사실을 명시했다.

검찰은 평소 박 할머니가 화투놀이를 하며 속임수를 많이 써 주변인들과 분쟁이 많았다고 박 할머니의 성향을 지적하고 나섰다.

사전 발생 전날인 지난 7월 13일은 피해자 중 한명과 크게 싸우는 등 살해 동기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 피해자 집을 찾았다가 피해자가 마을회관으로 이동했다는 말을 듣고 따라가 전날 마시다 남은 사이다에 농약을 넣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피해자들이 사이다를 나눠마신 뒤 6명 모두 의식을 잃고 쓰러졌지만 박 할머니는 50여분간 신고를 하지 않은 점도 살해 의도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박 할머니 집에서 농약이 묻은 박카스병과 집 부근에서 농약병이 발견된 것도 증거로 제시됐다.

검찰은 박 할머니 옷과 지팡이 등 21곳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됐으며 범행 도구인 사이다병을 박 할머니가 지목한 점을 결정적인 증거로 보고 있다.

또한 유죄를 선고받기 위해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사건이 발생한 마을회관 걸레와 두루마리 휴지에서 농약 성분을 별견, 박 할머니가 사건 발생 직후 휴지와 걸레로 입에서 거품을 내뿜는 피해자들을 닦아줬다는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분석 결과 걸레와 두루마리 휴지에서 메소밀 성분만 나오고 DNA는 검출되지 않아 박 할머니가 피해자들 침을 직접 닦았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꼬집었다.

△변호인측 검찰의 여론몰이 비판

변호인은 즉각 농약을 탄 적도 이웃에게 지속적으로 불만을 가질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박 할머니가 검찰측 주장과 달리 사소한 일에 분노하는 성향이 아닌 만큼 객곽적인 살인 동기가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신고가 늦은 것도 피해자들이 1, 2차에 나눠 구조돼 1차 피해자가 이송된 뒤 다시 구급차가 올 것으로 생각, 현장에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라고 맞섰다.

변호인은 농약병과 박카스병 출처 등을 확인, 농약병이 피고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 현장검증 결과와 박카스병 제조 업체에 사실조회보고서, 농약 관련 전문가 증언을 통해 무죄를 입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호인은 특히 배심원을 향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사실에 오류가 많은 만큼 선입견을 가지고 않고 진실을 확인해 달라고 호소했다.

언론보도 등이 대부분 검찰의 일방적인 자료가 보도된 만큼 진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사건

이번 사건은 전국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범인으로 80대 할머니가 지목됐으며 이웃사촌에 대한 살인 사건으로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또한 용의자를 특정하는데 다소 시일이 걸리면서 여러가지 설이 제기됐다.

검·경이 박 할머니를 용의자로 지목한 뒤 박 할머니측은 시종일관 강하게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극한 대립을 예고한 것도 이목을 끌었다.

이날 법정은 100여명의 참관인이 찾아 높은 관심을 대변했다.

박 할머니가 이날 재판에 참석할지 여부를 놓고 여러 관측이 오가며 오전 한때 혼란을 겪었다. 배심원 선정도 재판부는 300여명의 배심원 후보자에게 출석 통지문을 보냈으나 이날 찾은 배심원 후보자는 100여명에 머물렀다.

생각보다 숫자가 적은 것에 대해 재판부는 5일동안 진행되는 장기간 재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했다.

재판에 앞서 피해자 가족들은 증인 채택을 놓고 불만을 터트렸다.

당초 검찰에서 피해자 가족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려 했으나 변호인의 반대로 증언이 무산됐다.

박 할머니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였으나 재판 과정에서 무릎이 불편하다며 바닥에 앉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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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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