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들이 손을 들고 좌우를 살피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안전체험을 하고 있다.
"세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처럼 어려서부터 배운 안전질서에 대한 체험이 평생 갑니다."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극복하고 대구가 안전에 관한한 전국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히는 등 안전 중심도시로 거듭나는 중이다. 지난해 9월 대구시는 안전도시를 만들자는 주제로
시민원탁회의까지 열렸다. 국내에서 최초로 도시안전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수성구 황금동에 위치한 대구어린이교통랜드와 동구 팔공산에 위치한 시민안전테마파크는 안전도시를 추구하기 위한 산 체험장으로서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민안전테마파크는 누적 관람객이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최근 울산시 소속 직원들은 입소문이 나고 있는 대구어린이교통랜드를 찾아 운영 기법을 문의하기도 했다.

대구에 있는 대표적인 안전 체험관 2곳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 권영진 대구시장이 안전도시 대구 만들기 원탁회의에 참석해 시민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 안전도시 대구 만들자.

지난해 9월 시민원탁회의에는 시민 500여명이 함께 해 성황을 이뤘다. 시민들은 사전조사에서 대구에서 가장 불안한 것으로 교통서비스 이용불안(27.7%)과 범죄로부터 불안(21.1%)하다고 응답하였으며, 그 이유는 안전시설장비가 미흡하고 만연한 안전 불감증 때문이라고 답했다.

반면, 대구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자연재해(34.1%), 잘 계획된 도로와 믿을 수 있는 대중교통(12.2%)을 들었고, 그 이유로 지정학적 안정감, 수준 높은 사회 안전관리 시스템 등이라고 응답했다.

또 대구가 안전한 도시가 되기 위해 필요한 부분과 걸림돌도 논의했는데 응답자들은 대구가 안전한 도시가 되기 위해 필요한 부분으로 △시민의식 개선(41.2%) △행정의 신속성 및 책임성 제고(16.1%) △치안개선 (10%) △지역경제활성화(10%)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안전한 도시를 위해 극복해야 할 걸림돌로 △시민의식(낮은 시민의식, 안전 불감증 등)(41.4%) △대구시의 장기 침체와 시 지역 간 불균형(9.6%)으로 응답했다. (코리아스픽스 분석제공)



◇ 어릴 때부터 교통안전을 체험하는 대구어린이교통랜드

지난 7일 오전 10시 반쯤 경산시 사동에 있는 운문유치원생 6세반 어린이 67명이 버스를 타고 수성구 대구어린이교통랜드에 도착했다.

"횡단보도에서 반드시 좌우측을 살피고 오른손을 들고 건너야 합니다."

실외교육장의 전담교사가 또박또박 말하자 6세 어린이 16명이 줄을 지어 4의 횡단보도를 건너며 오른손을 들기 시작했다.

잠시 후 직접 카트를 운전하던 어린이들이 빨간색 신호등 앞에서 정지선을 지켰다.

어린이들은 페달자전거를 운전하며 자동차가 지나는 길과 사람이 다니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중앙선을 반드시 지켜 주행하는 법을 배웠다.

"친구들 교통안전 퀴즈 화면을 보고 안전벨트를 바로 매고 있는 친구를 맞혀볼까요?"

어린이들은 실내교육장으로 들어가 TV모니터 화면의 안전퀴즈도 풀었다.

올바른 자전거타기 자세와 버스에서 내릴 때에 안전한 자세를 찾는 문제를 교통안전 화면 속 애니메이션 캐릭터 붕붕이가 소개하며 어린이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전담교사가 안전퀴즈 정답을 맞힌 어린이를 칭찬했다. 지난 2006년 대구시에서 50억의 예산을 투입해 문을 연 대구어린이교통랜드는 대구·경북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한 최적의 체험 장소로 인기다. 5세~8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올해 방문해 교통안전을 체험한 어린이가 3만6천여명에 이른다.

주로 외곽지역에 위치한 다른 광역시의 어린이교통랜드와 달리 대구어린이교통랜드는 수성구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2천800여개에 이르는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방문했다.특히 대구뿐만 아니라 경산·청도·달성 등 경북 지역도 2천500여명이 교통랜드를 찾았다.

전담교사 3명과 주부인 봉사교사 4명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눈을 맞추고 교통안전을 설명한다.

3천960㎡의 실외교육장에선 횡단보도 건너기, 로보카폴리버스 타기, 육교와 철길 건널목 건너기에 대해 모형을 제시해 상황에 따른 행동요령을 어린이들이 익혔다.

최영주 운문유치원 원감은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시설이 잘 돼 있고 주변 자연환경도 좋아 안전을 배우는 장소로 대구교통랜드가 적합한 곳이다"고 밝혔다.

▲ 학생들이 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대피로를 찾는 연습을 하고 있다.


◇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도 안전 체험장으로 전국에서 손꼽힌다.

시민안전테마파크는 동구 팔공산로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지난 2003년 2월 18일의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대구에 안전을 정착하자는 취지로 건립됐다.

행정안전부의 국비지원 100억과 대구시 예산 100억, 국민성금 50억이 시민안전테마파크를 건립하는 밑거름이 됐다.

시민안전테마파크는 지난 2008년 12월에 처음 문을 열어 지난달 30일까지 누적 관람객 수가 100만명을 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도 하루 평균 450여명이 방문했다.

외국인들도 시민안전테마파크를 찾고 있으며 소방교관이 안전하게 대피하는 방법을 방문객들에게 설명한다.

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단연 돋보이는 시설은 지난 2003년 지하철 참사 상황을 재연한 1079 객차 모형이다.

당시 지하철 문을 열지 못해 가장 많은 사람이 희생됐던 곳이다.

방문객들은 "불이 났다!"는 실제 사고 시뮬레이션 음성을 들으며 안전하게 대피로를 확보하는 방법을 연기가 나는 지하철 안에서 실습한다.

1079호 객차 안에서 방문객들은 수동으로 문을 여는 방법도 배운다.

당시 지하철사고를 재연하고 위급한 상황을 대비하며 침착한 대응 방법을 연습하게 된다.

방문객들은 비상구 확보와 대피로를 찾는 방법도 연기가 나는 지하철 모의 시설에서 몸소 체험하고 있다.

이제훈 교육관은 "지하철 사고영상을 그대로 재연하고 모의 시설을 설계했기 때문에 방문객들이 피부로 느끼는 학습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민안전테마파크를 찾은 관람객 2천176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0.4%가 재방문하겠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시민안전테마파크는 지난달부터 3호선 모노레일 모형도 운영해 방문객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올해 말까지 접수한 예약도 전부 매진될 정도로 한번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주위에 시민안전테마파크를 추전한다고 전해졌다.

또한 대구시 소방안전본부도 대구를 안전 중심도시로 이미지를 높이는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소방안전본부는 아빠·엄마와 함께하는 안전캠프를 마련해 발생했던 사고를 중심으로 체험을 실시한다.

아동센터 87개소와 연계해 가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요령을 어린이들이 습득한다.

초등학교 돌봄교실 안전교육에선 어린이 7천500명이 응급처치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5~8세의 어린이들이 시민안전테마파크를 찾아 어릴 때부터 안전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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