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밀도 차에 의해 빛 굴절 대구기상청, 자연현상 확인

▲ 9일 오후 7시 40분께 한동대학교 생활관 상공 바다쪽에서 정체불명의 빛기둥이 나타나 희미해졌다 뚜렷해졌다가를 반복하다가 밤 11시께 사라졌다. 한동대 사진동아리 김영찬씨 제공
지난 9일 동해안 밤 하늘에 빛무리가 떠있는 신기한 자연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오후 8시 전후로 포항·경주·울진·영덕·울산 등 동해안 일대 상공에 나타난 빛무리가 1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그 정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빛무리는 희미해졌다가 뚜렷해지기를 반복해 미확인 비행물체나 군부대 조명탄 등 온갖 추측이 SNS를 통해 떠돌았으며 대구기상지청에도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하지만 이 빛무리는 동해안에서 간혹 나타나는 자연현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지표면과 인접한 대기층에 역전층이 생길 경우 빛이 역전층을 통과할 때 대기밀도차에 의해 굴절돼 실제 위치보다 위에 떠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고도가 높아질 수록 대기온도가 낮아져야 하지만 이 것이 반대로 됐을 경우 이런 현상을 역전층이라고 부른다.

이 현상은 주로 하늘이 비교적 맑고 바람이 약할 때 일어나며 이번 역전층은 지상에서 약 1㎞ 떨어진 상공에서 포착됐다고 기상지청은 설명했다.

즉 동해안에 오징어잡이 배가 집어등을 밝히고 조업을 하는 동안 대기상태가 역전층을 형성하고 있다면 언제든 이같은 자연현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10월6일 등 날씨가 추워지고 오징어잡이 배가 조업을 시작할 이만때 쯤이면 이런 신기루 현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동해안에 나타난 이번 현상은 사막에서 발생하는 신기루 현상과 비슷하며 자연현상인 만큼 안심하고 아름다운 하늘을 감상하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