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진단시 안과검진 필요 신생혈관 생기는 것 막아야 혈당·혈압 조절 관리 필수

▲ 이종욱 포항이재백안과 원장

최근 50대 여성이 눈이 침침하고 시력이 떨어져서 본원을 찾았다. 검진을 받은 후 환자는 본인의 설명을 듣고 상당히 당황했었다. 그 이유인즉 시력이 떨어진 원인이 당뇨로 인한 당뇨망막병증이며, 당뇨병이 있는 줄 몰랐던 그녀로선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그 정도가 심해 수 차례에 걸쳐 레이저안저광응고술을 받은 후 수술까지 했으며 현재는 시력이 상당히 회복돼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로 2014년 국내 당뇨병환자와 당뇨망막병증환자수는 각각 218만909명과 29만7천638명이나 된다. 국내 연구기관에서 연구한 결과 지난 5년 사이 당뇨병환자는 20%, 당뇨망막병증환자는 37%씩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합병증 중 가장 유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국내 실명 원인 1위에 해당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뇨 진단을 받는 즉시 안과검진이 필요하며, 검진 시에는 괜찮더라도 주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당이 높은 피가 혈관을 타고 흐르면서 눈을 망가뜨리는 병이다. 눈은 신장과 함께 특히 미세한 모세혈관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이다. 단위 면적당 혈류량이 많다 보니 당 수치가 높은 혈액에 의한 손상에 취약하다.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은 크게 눈 속에 신생혈관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인 비증식 단계, 이후인 증식 단계로 나뉜다. 초기 5년이 지나면서부터 점차 혈관이 얇아지고 혈관에 꽈리 모양의 빨간 혹이 자리 잡는다. 이 혹이 터져 피가 새면 눈 속 모세혈관들이 점차 죽게 되는데 이렇게 혈관이 소멸돼가면서 병증이 깊어진다. 모세혈관이 죽으면 망막도 죽게 되므로 눈 속에선 자생적으로 혈관이 만들어진다. 이 혈관이 신생혈관으로 정상 혈관과는 달리 유리체 안쪽으로 선인장처럼 자란다는 것이 문제이다. 유리체가 이 혈관들을 잡아당겨 혈관이 터지면 유리체 속에 피가 차거나 망막조직이 뜯기는 견인망막박리 증상이 나타난다. 또 혈관에서 혈장 성분 등이 새어 나와서 황반에 고이면서 점차 부어오르는 황반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는 특히 위험하다. 황반은 약 600만개의 시각세포가 있는 곳으로 이 부위가 망가지면 시력이 급속히 저하된다. 이 같은 황반부종, 견인망막박리는 시력 저하는 물론 심한 경우 실명을 가져온다.

당뇨망막병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신생혈관이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식이요법이나 운동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점차 정상 혈관이 터져 사라지는 단계에서는 레이저안저광응고술(레이저로 피가 통하지 않은 혈관 부위를 쏘이는 것) 치료를, 증식 단계에서는 유리체절제술 등의 수술과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주사 치료를 많이 하는 추세이다. 주사 치료는 혈관 생성을 막는 항체 주사를 눈 안에 직접 주사해 혈관에서 피가 새는 것을 막고 증식 단계로 넘어 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당뇨망막병증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혈당은 물론 혈압까지 잘 조절,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여러 가지 눈 질환을 예방·관리하기 위해선 금연이 꼭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또 자각하기 쉽지 않으므로 조기 발견을 위해 40세 이후부턴 안과검진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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