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 신임 포항스틸러스 감독

최진철 신임 포항스틸러스감독이 15일 포항을 찾아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수년간 K리그 정상권에 있는 국내 최고 명문구단인 포항감독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게 돼 영광스럽다"며 "포항 원클럽맨 감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 선임소식이 전해진 뒤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제가 선수시절 전북원클럽맨 수비수로 활약한 데다 U-17월드컵대회서 수비적인 축구를 했다는 평가를 들었기에 포항이 추구하는 팀컬러와 다른 데서 그랬을 것이라 생각한다.

U-17대회때는 우리 팀의 전력과 브라질 등 세계 최정상권팀과의 전력차로 인해 그같은 전술을 펼친 부분도 있지만 포항은 상황이 다르다.

수비수 출신이긴 하지만 제가 추구하는 축구도 스피드를 앞세운 빠른 공격축구이며, 미드필드에서의 빠른 패스를 앞세운 점유율 확보로 다양한 공격루트를 찾는 축구를 펼칠 것이다.

특히 전방에서의 개인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전방에서의 과감한 돌파가 가능한 개인기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겠다.

물론 초보감독이라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시행착오가 있을 수도 있지만 원클럽맨 선수시절을 보냈듯이 포항에서 원클럽맨 감독이 될 수 있도록 멋진 축구를 선보이도록 하겠다.



△내년 시즌 준비가 쉽지 않을 것 같은 데.

올해 포항공격의 중심에 있던 김승대와 고무열이 빠져나가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구단에서 이들을 제외한 주축선수들을 최대한 확보해 주기로 했고, 공격라인도 라자르 외에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확실한 외국인 공격수를 살펴보고 있다.

ACL플레이오프로 인해 겨울전지훈련기간이 짧기는 하겠지만 걱정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준비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2002년 월드컵서 투혼의 축구로 강력한 인상을 남겼고, 자신에게 엄격했던 선수로 이름이 났었는데.

나는 후배들이 그렇게 어려워하는 지 몰랐었다.

강원 코치시절 전북과의 경기를 앞두고 이동국 등 고참선수들과 저녁을 먹었는데 식당주인이 볼 때 이들이 완전히 얼어있어서 '왜 그러냐'고 물었다는 말을 들었다.

선수시절에는 제가 근성있는 축구를 했는 게 맞고, 지금도 운동장에서는 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도자를 하면서 변한 게 있다면 경기장과 경기장 밖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고, 지도자 공부를 하면서 축구가 무엇인지 새삼 깨닫고 늘 새로운 변신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



△끝으로 포항 지휘봉을 잡게된 소감과 팬들에게 하고픈 말은.

선수시절부터 포항은 뜨거운 팬들의 성원,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호흡하는 듯한 스틸야드 분위기, 포항선수들의 끊임없는 압박, 200㎞에 이르는 원정경기의 부담 등으로 포항경기는 늘 힘들었다.

특히 지난 2013년 황선홍감독님이 이끌던 포항 경기를 보면서 '한국에도 이런 축구를 하는 팀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대단한 팀이었다.

그런 포항 지휘관을 맡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정말 영광스럽고, 그만큼 잘해야 되겠다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무엇보다 팬들이 원하는 포항축구가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들은 뒤 제가 추구하는 축구철학을 심어 포항이 한발 더 발전하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축구를 펼쳐 나가도록 하겠다.

또한 저도 팬 여러분을 향해 더욱 다가가려고 노력하겠지만 팬 여러분들도 저와 포항스틸러스에 더 많은 애정과 성원, 격려를 당부드린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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