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사 주지

△ 왜 문화사업인가.

-종교가 사회에 내놓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나름의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문화다. 단기간의 압축 성장을 거치는 동안 정치나 경제가 사회 전반을 장악한 때는 있어도 문화가 이슈로 등장한 적은 드물었다. 이제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라도 문화의 힘을 쌓을 때다. 종교의 순기능이란 것도 종교적 가치에만 매달려서는 풀어내기 힘들다 여겼고, 사회의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다.

△ 지역문화재 환수는 개인이 아닌 지자체에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영천민속박물관이 전시하고 있는 영천의 면면은 여러모로 부족하다. 영천을 비롯한 지역문화가 열악한 이유도 금전적 가치를 따지고 단기간에 결과를 만들어 내야하는 정책 탓도 있을 것이다. 관 주도의 정책만으로는 부족하고, 다른 견제 세력이 필요하다 여겼다. 영천 문화재 되찾기 운동본부를 민간 차원에서 꾸린 것도 그런 이유다. 박물관도 마찬가지다. 한두 점 정도일 때는 내 것이었지만 어느 시점부터 구성원 전체와 공유해야 할 사회적 자산으로 느껴졌다.

△ 문화재의 지역 환수 운동에 대한 반대 논리는 어떻게 보나.

-지역의 역사가 지역의 힘으로 재생산되려면 지역에 있어야 한다. 시설이 더 좋고 관람객이 더 많은 기관이야 있겠지만 이 지역의 혼과 정체성을 다른 지역에 가야 알 수 있다는 건 말이 안된다. 제 자리에서 재생산될 때 가장 정확한 맥락과 역사성을 가진다. 후대에 이어질 문화로서 의미를 얻는 것도 그 자리에 있을 때 가능하다.

△ 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영천역사문화재단을 만들어 '문화타워'로 삼으려 한다. 거기에 영천역사문화박물관과 영천역사문화진흥원을 둬서 지역의 전문가들이 모이는 연구소이자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길 꿈꾼다. 영천 문화재 되찾기 운동도 계속 할 생각이다. 우리 지역의 젊은 사람들이 문화와 역사로 먹고 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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