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밀입국 사건 6건 발생 보안시스템 유출 가능성 제기…시설·인력 강화 등 대책 시급

▲ 포항신항을 통해 밀입국한 중국 국적 순모씨(28)가 지난 16일 포항해경에 검거되고 있다. 포항해양경비안전서 제공

속보= 포항신항을 통한 외국인 선원 밀입국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가중요시설인 포항신항의 보안 및 안보위협 우려(본지 12월10일자 5면 보도)가 현실화돼 강력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포항해양경비안전서는 17일 포항신항으로 밀입국한 중국 국적 순모(28)씨와 밀입국을 알선한 두모(36)씨 등 2명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또 순씨에게 일자리와 숙식을 제공한 한국 귀화 중국인 리모씨(27)도 같은 혐의로 붙잡아 조사중이다.

포항해경 등에 따르면 순씨는 지난 11월21일 오후 7시40분께 포항신항에 정박 중인 캄보디아 선적 화물선에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포항신항과 포스코 철조망을 잇따라 뛰어넘은 뒤 국내로 밀입국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씨는 순씨가 밀입국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준 혐의를 받고 있으며, 리씨는 순씨에 대해 관리자 역할을 하며 편의를 제공한 혐의다.

조사 결과 순씨는 승무원 중 조리사는 전문기술이 없어도 된다는 점을 알고 중국내 밀입국 알선 브로커에게 한국 돈으로 300만원 상당을 지급한 뒤 50일간 선원교육을 거쳐 조리사 자격으로 화물선에 승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해경과 국정원은 순씨가 포스코를 빠져나온 뒤 택시를 타고 리씨가 있는 경남 김해로 숨어들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16일 오후 5시께 한 외국인 숙소에서 순씨를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숙소에 묵고 있던 불법체류 중국인 청모씨(32) 등 3명도 함께 붙잡혔으며, 이들은 강제추방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이번 밀입국 사건은 다행히 일단락 됐지만 올들어 11월 말까지 모두 5건의 밀입국 사건이 발생한 데다 이 가운데 2건만이 포항신항 내에서 검거된 것으로 나타나 포항신항의 보안 허점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반영했다.

특히 사건 당시 무단이탈 선원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나서야 해운센터 직원 등이 항만 내 설치된 50여개 CCTV를 확인해 달아나는 순씨를 발견하는 등 이 사건에서도 CCTV는 무용지물에 가까웠다는 지적이다.

또한 순씨가 포항신항과 포스코 철조망을 가볍게 타넘고 밀입국한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국가기반시설인 포스코에 대한 테러 역시 어렵지 않다는 것을 증명시켜 특단의 보안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순씨가 중국에서 밀입국 과정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포항신항 및 포스코 보안시스템 유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테러·밀입국·밀수 등 각종 범죄에서 항만과 포스코 등 국가중요시설을 지키기 위해 보안시설 및 보안인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포항해경은 밀입국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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