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회의서 6개 합의문 채택

농업 분야 수출에 우리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가 2018년까지 철폐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막을 내린 '제10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 등을 포함한 6개 합의문이 채택됐다고 20일 밝혔다.

합의문은 수출 경쟁 개선, 개도국 특별긴급관세(SSM) 추가 협상, 식량안보 목적 공공비축 협상 추진 등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 분야 3개, 면화 수출 보조금 철폐, 최빈개도국(LDC) 우대 2개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농업 수출 경쟁 부분에서는 수출 보조금 철폐 항목이 두드러진다. 선진국은 즉시, 개도국은 2018년 말까지 철폐해야 한다. 개도국의 수출물류보조도 2023년 말까지 철폐해야 하는 내용을 담았다.

우리나라도 현재 수출 보조를 일부 지급하고 있는데 개도국 기준에 따라 수출 보조금과 수출물류보조를 각각 2018년과 2023년까지 철폐해야 한다.

농업 수출 경쟁 항목은 또 수출신용 최대상환기간(18개월) 설정, 수출국영무역기업의 독점력 완화, 식량원조에 대한 규율 등을 담고 있다. 최빈개도국(LDC) 우대 합의문은 LDC 국가들에 대한 서비스 특혜 부여, 특혜 원산지 추가 과정 단순화 등을 담았다.

다만 이번 WTO 각료회의는 DDA 협상의 전 분야를 포괄하지는 못했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농업 시장접근·국내보조, 비농산물 시장접근(NAMA), 서비스, 규범 분야 등의 분야에서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양한 부문의 무역 자유화를 지향하는 도하 라운드는 2001년에 시작됐지만 2008년 포괄적 합의를 포기하고 부문별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후퇴했다. 2013년 각료회의에서는 무역 원활화 조치를 포함한 부분적 합의에 도달해 진척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후 2년간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주요 선진국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DDA 협상 진행 방식에 반대했고, 다수 개도국은 기존 협상지침(mandate)에 따라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고 끝까지 맞섰다.

특히 미국은 각료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형태의 실용적 다자주의'를 내세우면서 WTO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WTO 협상 방향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이번 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이견으로 DDA 협상 지속 여부에 대한 문안 합의에 도달하지 못함에 따라 WTO 향후 협상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드러났다"며 "다만 이번 각료회의는 WTO 다자무역체제의 협상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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