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제작비 지원 휴먼 다큐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 대박 흥행 예감

▲ 구순 노모와 칠순 아들의 애절한 사랑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의 한 장면.

"저 꺼즘 살아야지. 이래 어미한테 와 있는 게 뭐 좋노, 저거 잘 살아라 결혼시켜줬지 뭐 어미한테 와 살라고 결혼시켜 줬을까봐…"

최근 개봉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구순의 어머니와 칠순 아들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의 한 대사다.

경북도가 제작비를 지원해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4년간에 걸쳐 만든 이 영화는 지난 17일 전국 20여개 상영관에서 개봉한 후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역대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 1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이 라인 프로듀서로 참여해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매우 높이고 있다.

이 영화는 안동 예안이씨 충효당을 배경으로 16대 종부인 95세된 권기선 어머니와 17대 종손인 70세 된 그의 아들 이준교씨를 주인공으로 한 백발이 성성한 모자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골의 고즈넉한 일상생활이 그려진 충효당 마을에 노모가 아들이 끄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따가운 햇빛을 가리기 위해 양산을 받쳐 든 영상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지 식구 있고 애들 서울 내비 둬 놓으이 맘이 갈리지, 나한텐 좋은 게 없어요. 그냥 고마 이래 사는기라고, 오냐! 너 어미때메 이래 와있구나…나 때문에 이래 와 있는거라."

매일 반복되는 시골의 일상이 다소 무료하게도 느껴지지만 이같이 모자의 일상적인 꾸밈없고 소박하고 담담한 이야기가 가식없이 그려져 오히려 보는 이들의 공감대가 깊어진다.

노모는 28세 때 핏덩이 아들을 남겨두고 남편이 저세상으로 먼저 가버려 홀로 온갖 풍파를 견뎌야 했던 역경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훌륭히 키워낸 장한 어머니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자이기에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이별의 정한, 모진 세월의 아픔을 꼬박 밤을 세워가며 가사체인 '여자소회가'로 토해내기도 했다.

▲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대구의 한 극장에서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를 관람한 뒤 영화 포스터에 사인을 하고 있다.


아들은 중앙일간지 주요 보직에서 퇴직 후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평생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홀로 충효당에 내려와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며 살고 있다.

영화는 종반부로 접어들면서 노모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애비야, '애비야'를 연거푸 부르며 아들을 애타게 찾아 관객들을 안타깝게 했다.

영화를 본 한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인 노모를 보며 부모님 생각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나 숨죽여 울었다"며 "연로하신 부모님을 위해 따뜻한 내복을 준비해 아이들 손잡고 고향에 다녀와야겠다"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지난 18일 경부도청 간부 60여명과 함께 대구 동성로 오오극장을 찾아 영화를 관람하며 연이어 눈물을 쏟아냈다.

김 지사는 영화관람 후 "효는 모든 행실의 근본이며 그 정신은 우리 경북이 으뜸이다"며 이 영화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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