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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리 바다에 파도가 밀려들고 있다. 로마시대 지중해 어느 바닷가에서 일었을 파도 막 부서지고 있다.

[포토포엠] 사진리 바다

 

사진리 바닷가에서
바다를 찍었다
마을 앞 재활용 쓰레기장엔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아직 펄럭펄럭 속장이 뜨겁다
단단하게 뭉쳐서 바위에 달라붙은 담치,
껍질 위로 파도가 와서
햇빛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을 때
잠간 무슨 말 하려다 입을 닫는다

-시골 쥐가 도시 쥐를 만난 이야기를 기억해 보라. 그리고 그 때 시골 쥐의 공포와 당황을 생각해 보라(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제11권 22)

이솝이 기원전 사람이고
로마 황제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는
기원 121년~180년을 산 사람
이솝이 한참 뒤의 사람이다
1000년, 또 1000년
세월 척척 접어 넘기는
허연 파도를 배경으로
바닷가 작은 어촌 마을
버려진 책갈피 속
그들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사진2리 바다,
로마시대
지중해 바닷가에서 일어났던 파도
이제 막
여기까지 밀려와 부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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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에 붙은 담치 무어라 말 하려다 꽉 입을 닫았다. 이솝이나 아우렐리우스의 말들이 다 무슨 소용일까?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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