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영화 '히말라야' 주인공 故 박무택…고향 안동지역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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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 첫번째가 고 박무택씨이며, 세전째가 초·중·고 16년 동안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예천경찰서 이준원 강력팀장.

흥행대박을 치고 있는 '히말라야' 영화가 연말 눈물샘을 자극하며 극장가를 뒤 흔들고 있다.

기존의 흥행을 몰고 가던 액션과 스릴러의 주제와는 달리 산악인들의 휴먼실화를 바탕으로 진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세계 최고봉에 오르는 산악인들의 힘든 현장 얘기와 동료애, 악천후, 자연과의 사투 등을 잘 담아내고 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목숨을 버려가면서도 '히말라야' 산맥에 얼어붙은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원정대의 아름다운 동행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지난 2004년 5월 18일 계명대 에베레스트 원정대 고(故) 박무택 대장은 '히말라야' 정상 부근에서 하산을 하다 설맹(각막염증)으로 인해 더 이상 하산이 어렵게 되자 함께 하산하던 동료를 설득시켜 먼저 하산시키고 무전으로 자신의 장비 산소량 부족과 하산의 어려움을 밝히고 홀로 최후를 맞이한다.

박 대장의 고향은 경북 안동이다.

영화 '히말라야'가 개봉되자 고향 안동의 동문들을 비롯한 지인들은 산악인 박무택씨를 그리워하며, 각종 소셜네트워크에서 단체 관람 등 애도(哀悼)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친구야 눈 덮인 얼음산이지만 생전에 좋아하던 산의 품에 안겼으니 편히 잠들어 있겠지…"

고 박무택(배우 정우 역할)씨의 안동 월곡초등학교 여자 동창생이 영화를 보고 동창 밴드에 남긴 떠난 간 친구를 그리워하는 글이다.

고 박무택씨는 안동시 예안면 주진리에서 태어나 월곡초등학교, 인계중학교(8회), 경일고등학교(12회)를 나와 대구 계명대학교에 입학해 산악부에서 활동했다.

당시 엄홍길 대장을 만나 '히말라야' 능선을 정복하고 계명대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대장으로 대원을 이끌고 '히말라야' 정상에 오른 후 하산하다 목숨을 잃었다.

조난 사고가 난 후 이듬해인 2005년 엄홍길 대장은 동료 산악인들과 세계 산악 역사상 전무후무한 휴먼 원정대를 꾸려 '히말라야' 8,850m에 있는 고 박무택씨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원정에 나서 마침내 시신을 찾고 그 자리에서 오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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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 16년 동안 함께한 친구 이준원(앞쪽)씨와 고 박무택씨의 1983년 중학교 2학년 소풍 때 모습.
휴먼원정대는 생과 사를 오가는 악천후 속에서도 동료의 시신을 끝까지 수습하려 했으나 동료들에게 닥친 악천후로 인해 또다른 사고로 이어질 상황이 발생하자 엄 대장은 고 박무택씨의 아내와 무선 교신을 한 후 시신을 '히말라야' 정상 부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하산했다.

그 당시 엄 대장은 휴먼 원정대가 꾸려지기 전까지 엄청난 비용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한 후원 업체가 나타났다. 아웃도어 브랜드 '트렉스타' 대표인 경북 예천 출신 권동칠(62)씨다.

고 박무택씨와 초·중·고등학교를 16년 동안 함께한 친구 이준원(48)씨는 지난 24일 착잡한 마음으로 동창인 고 박무택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히말라야'를 보기 위해 아내와 함께 안동의 한 영화관을 찾았다.

상영 내내 이준원씨는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히말라야' 정상 한 곳에 묻혀 있을 친구의 모습을 그리며 솟구치는 눈물에 아내의 손을 잡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이준원씨는 고 박무택씨의 어릴 적에 대해 "조용한 성격에 늘 십자가 목걸이를 지니고 다니는 과묵한 친구였다"며 "영화를 보는 내내 무택이가 외롭게 홀로 맞이한 인생의 마지막 시간이 자꾸 떠올라 너무 가슴이 저리고 아파온다"고 말했다.

현재 고 박무택씨의 부인과 아들(17), 노모(88), 형이 안동에 살고 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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