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개인기· 슛 갖춘 양동근-김선형-조 잭슨 '가드 삼국지' 점입가경

올해부터 도입된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장·단신 제도 도입으로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포인트 가드들 사이 경쟁에 최근 불이 붙었다.

울산 모비스의 3년 연속 리그 우승을 이끈 양동근(34·181㎝)과 이번 시즌 외곽슛 정확도가 눈에 띄게 좋아진 서울 SK 김선형(27·187㎝), 최근 KBL 적응을 마친 고양 오리온 조 잭슨(23·180㎝)이 '가드 삼국지'의 주인공들이다.

이들 세 명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최근 들어서다.

먼저 양동근은 국가대표 차출로 1라운드에 뛰지 못했고 김선형 역시 KBL로부터 개막 후 2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코트에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또 잭슨은 같은 팀 애런 헤인즈에 밀려 출전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다가 김선형이 지난달 21일에 복귀했고 잭슨 역시 헤인즈의 부상으로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서 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이 세 명이 펼치는 '농구 쇼'에 집중된 것이다.

양동근은 역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이는 선수다. 문태영,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났지만 모비스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는 데는 양동근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김선형은 지난 시즌까지 외곽슛이 약점으로 지적됐으나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 54.2%로 1위를 달릴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2위 김기윤(안양 KGC인삼공사)의 46%와는 8% 이상이나 차이가 난다.

또 김선형이 돌아온 이후 SK는 속공 횟수가 크게 증가하며 상위권 팀들도 쉽게 보지 못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잭슨은 최근 KBL에서 가장 '핫'한 선수다. 25일 SK 김선형과 맞대결에서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16점, 11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잭슨은 4쿼터 막판 결정적인 덩크슛 실패와 종료 직전 SK 김민수와 몸싸움으로 또 한 번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27일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도 21점, 10어시스트, 6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포인트 가드 능력의 척도인 어시스트 부문에서는 함지훈(모비스)이 5.62개로 1위인 가운데 양동근이 5.5개로 2위, 김선형은 5.4개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출전 시간이 짧았던 잭슨은 3.83개로 6위다.

잭슨은 최근 인터뷰에서 "모비스의 양동근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코트의 사령관"이라고 평가했고 "SK의 김선형은 뛰어난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경기하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선수"라고 칭찬한 바 있다.

이번 시즌 이 세 명이 펼칠 '포인트 가드 맞대결'이 한겨울 농구 코트를 더욱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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