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벽 LED 조명 눈길…왕복 4차선 도로 운행 편리·가로등 설치 등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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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포항고속도로 노선도
"고속도로 개통되면 포항·울산은 엎어지면 코 닿을 데가 됩니다."

포항을 동해안 교통허브로 만들어줄 포항·울산고속도로가 부분 개통을 앞두고 있다.

개통식 행사장과 현장사무소를 비롯해 고속도로 곳곳이 준비와 공사 마무리 작업을 하는 직원들로 분주했다.

개통을 하루 앞둔 28일 울산·포항 고속도로를 미리 둘러보며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이날 오후 3시께 경주에서 울산방향으로 7번국도를 지나 경주시 외동읍에서 남경주 IC로 올라가자 포항·울산고속도로의 첫 모습이 눈앞에 보였다.

진입로에서 울산방향이라 써진 안내판을 따라 100여m를 이동하자 남경주 요금소의 아담한 모습이 눈 안에 들어왔다.

아직 정식 개통전이라 요금소에는 안내원도 없고 하이패스 시설도 작동하지 않았지만, 개통 후 줄지은 차들로 분주해질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 울산고속도로 포항방면이 편도 2차선으로 시원스럽게 뻗어있다.


요금소 뒤편에는 길을 잘못 들어선 이를 위한 회차로를 만들어 이로 인한 차량정체와 불필요한 시비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본격적으로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깔끔하게 포장된 왕복 4차선과 넉넉한 갓길이었다. 넓은 도로를 보니 대형 화물차와 나란히 차를 몰아도 쾌적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아 하루빨리 정식개통된 도로에서 달려보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

상하행선 차선을 분리하는 중앙분리대 위에는 줄줄이 세워진 돌로 만들어진 작은 조각상이 눈에 띄었다.

이는 경주에서 발굴된 문화재를 본떠 만든 것으로 운전자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 밖에도 터널 내부 조명을 기존 메탈할라이드와 나트륨램프를 대신해 LED로 터널 전체를 밝혀 운전자의 피로를 줄였다.

더불어 삭막한 터널 벽을 나무·산 모양의 장식물에 LED조명을 설치한 장식물을 달아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터널 내부에 변화를 줬다.

또 터널 내 비상구도 곳곳에 만들고 멀리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판을 눈에 띄게 해 안전에 신경을 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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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속도로 진입을 안내해야 할 표지판이 너무 적어 이용객들이 진입로를 쉽게 찾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더구나 남경주 IC와 연결된 유일한 도로인 7번국도의 경우 간이중앙분리대가 설치돼 있어 제때 고속도로로 진입하지 못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워 고속도로 찾는데 더 많은 시간 낭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야간주행 안전을 위해 필요한 가로등과 같은 조명시설 역시 아직 미비한 점도 문제다.

일부 구간의 경우 1㎞가까이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은 채로 개통을 앞두고 있어 야간주행 시 운전자들이 시아확보를 제대로 못 해 사고가 발생할까 걱정된다.

개통 이후 정상적으로 고속도로 요금을 받는 이상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해야 하며, 전 구간을 개통하지 않는 부분개통이라는 점은 핑계거리가 될 수 없다.

준비부족 외에도 구조상 문제도 발견됐다.

고속도로 높이가 일반 지대보다 높아 추락사고에 취약한 점은 안전에 큰 위험이 되고 있다.

비록 도로를 만들면서 도로 바깥쪽 가드레일을 일반 가드레일보다 튼튼한 개방형 가드레일을 사용했지만, 도로 밖 경사가 워낙 심해 차량이 추락하기라도 한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그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곳곳에 운전자 시야와 태양의 위치가 겹치는 곳이 많아 선글라스를 쓰지 않고 주행 시 시야를 순간적으로 잃고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가드레일과 야광반사판에 반사되는 햇빛도 다른 고속도로보다 많아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비상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외동터널 내부에 비상구 안내 표지가 큼직하게 그려져 있다.


한편 포항·울산고속도로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부터 경주를 거쳐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리로 이어지는 총연장 53.7㎞의 대형공사로 투자된 사업비만 2조여원에 달한다.

이번에 조기개통되는 구간은 울산JCT에서 남경주 IC까지 22.7㎞와 동경주 IC부터 남포항 IC에 이르는 19.4㎞구간이다.

영업소는 범서IC·남경주IC·동경주IC·남포항IC 4곳에 있으며 외동·양북 2개의 휴게소가 마련됐다.

이번 고속도로 공사는 산악지대를 통과해 구조물 비율이 전체의 64%를 차지할 정도로 난공사로 터널만 23개·2만4천669m가 건설됐고 교량도 52개·9천525m에 달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개통을 통해 울산·포항뿐 아니라 부산·포항을 최단거리로 연결해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울산·포항고속도로 개통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역경제권 창출과 지역개발 촉진·관광수요 신장을 기대한다"면서 "이로 인해 울산·포항·영덕을 잇는 남북 7축 고속도로 구축에 한발 다가섰다"고 말했다.

▲ 울산포항고속도로 경주구간의 한 화단에 경주를 상징하는 각종 문양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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