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를 가다 -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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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역 12개 공공기관 단체장
대구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작업이 3년 만에 마무리되면서 각 기관들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구 신서동 대구혁신도시(팔공이노밸리) 면적은 421만6천496㎡ 규모로 290만㎡인 여의도 면적의 1.5배 규모다.

지난 2012년 12월 첫 이전한 중앙신체검사소를 시작으로 최근 한국장학재단까지 입주를 완료해 12개 공공기관 3천321명의 임직원이 대구로 이전,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공공기관 이전을 가장 빠르게 마무리했다.

▲ 신용보증기금 사옥

대구혁신도시는 중앙신체검사소, 한국감정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정보화진흥원, 중앙교육연수원 등 10개 기관 임직원 2천953명이 이전했다.

또, 중앙119구조본부와 한국장학재단은 달성군 구지면과 동구 신암동에 각각 터를 잡았다.

대구 이전 공공기관은 크게 △산업지원군(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신용보증기금, 한국산업단지공단) △교육학술군(한국장학재단, 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중앙교육연수원) △공공지원군(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감정원, 한국가스공사, 중앙신체검사소, 중앙119구조단)으로 구분된다.

▲ 한국산업단지공단 사옥

이들 공공기관이 입주를 완료하면서 대구혁신도시가 지역 성장거점지역으로서 기대에 부응할 것인지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수도권이 국가경제발전의 중추역할을 했던 것처럼 대구혁신도시가 지역경제를 중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성공모델이 돼 주기를 지역민들은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이는 각 기관들의 역할에 앞서 대구혁신도시에 들어서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이주속도가 매우 더딘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동구청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혁신도시 내 10개 공공기관 이전으로 약 2만여 명의 임직원 및 가족들이 함께 이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 가족을 동반한 이주율은 24.4%로 전국 평균 25.3%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는 혁신도시가 수도권보다 교육·문화·주거·의료 등 정주여건이 뒤떨어지고 이중에서도 특히 교육환경이 열악한 때문이다.

실제 2015년 7월 기준 이전을 완료한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요구사항 중 하나가 교육환경 확충으로 혁신도시 내 임직원들의 정착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처럼 낮은 이주율로 인해 혁신도시 건설에 따른 경제·사회적 효과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지역 경제전문가들은 이들의 가족동반 이주와 계획인구의 유입이 혁신도시 성패의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극복하려는 관계기관의 노력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동구의 관문인 혁신도시~대구시 경계간 도로 확장공사를 완료하고 지난 18일 개통했다.

▲ 한국가스공사 사옥

이번 도로확장공사는 대구혁신도시 구역(1.6㎞)과 숙천교~경산시간(0.2㎞) 구역을 연계시행 개통함으로써 경산, 영천권 혼잡도가 크게 완화되는 것은 물론 대구혁신도시 진입여건도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광역도로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국비(국토교통부)를 지원받아 시행됐으며 총사업비 40억원(국비 20억·시비 20억)을 투입해 왕복 4차로를 6차로로 확장했다.

또, 동구청은 혁신도시 내 기관·기업 임직원과 가족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1개월 간격으로 '혁신도시 찾아가는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인문학, 역사문화 등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 및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혁신도시 정착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에 앞서 대구시와 (재)대구테크노파크는 이전 공공기관들과의 원활한 연계·협력을 위해 지난 5월 공식 협의 채널인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협의회'를 출범했다.

협의회에는 혁신도시 이전 11개 공공기관과 함께 대구시 및 동구청을 비롯, 대구상공회의소·대구은행·대구테크노파크·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 지역 4개 혁신지원기관 등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 기관은 지역의 새로운 성장거점인 대구혁신도시의 성공모델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및 사회공헌 등을 위해 지역기업 물품구매 및 지원 등을 통한 동반성장 견인, 공공기관 관련 연구개발(R&D)과 지역사업 연계, 인력양성 및 지역인재 채용, 공공기관 기능과 연계한 맞춤형 특화사업 추진 등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른 효과로 2014~2015년 2년간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은 500여명(2014년 492명, 2015년 129명)이 넘어서고 있으며 지역 100여개 중소기업들도 이전 공공기관 구매담당자와의 만남을 통해 제품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이에 동구청은 새해부터는 이들 기관이 동구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 성장의 훌륭한 동력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전자망으로만 발간되던 혁신도시 소식지(대구혁신도시 늬~우스)를 지면 발간으로 확대해 혁신도시를 매개로 생기는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상생 협력체계를 굳건히 할 예정이다.

소식지에는 이전공공기관 탐방, 동아리 소개, 채용 정보, 혁신도시 돋보기, 알면 알수록 도움이 되는 동구 정보 통통 등 다양한 코너를 운영하고 매월 5일자로 1천부를 발행해 이전공공기관과 동주민센터 등 관련 기관에 배부한다.

또, 대구시와는 별도로 이전공공기관과 동구청간 담당 팀장과 담당자로 구성된 실무협의회도 구성해 운영한다.

이들은 격월로 모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가운데 정주환경 개선과 혁신도시의 다양한 발전방안 등을 논의하게 된다.

특히, 공기업 직원과 가족들이 지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동구투어를 꾸준히 실시하고 직장 간 동아리 교류를 통해 친선을 다지는 가운데 미혼남녀 만남도 주선할 계획이다.

동구청은 이 외에도 혁신도시공원 관리사무소 인근에 10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혁신도시 고향관'도 건립한다.

이곳은 혁신도시 조성 이전의 모습을 다양한 자료로 재현해 혁신도시에 들어간 9개 자연부락의 향토사를 보존하면서 실향민들의 망향의 공간이 될 고향관에는 혁신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입주기관 등을 소개하는 홍보관도 들어선다.

강대식 동구청장은 "동구로 이전한 11개 공공기관과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직원과 가족들이 동구에 뿌리를 내리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며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항에 대해 고민하고 노사민정협의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전방위적인 일자리 창출을 지원 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혁신도시는 지역의 첨단의료복합단지 등과 어우러져 국가산업단지와 함께 대구의 미래를 열어가는 신 성장 거점지역으로 경제·사회적 효과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지역발전의 새로운 성장거점이 되도록 주거·교육·문화·의료 등 정주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공공기관들이 기업·지원기관·대학 등과의 활발한 네트워트 구축과 지역사회 융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혁신도시에 활력이 넘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전한 공공기관들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된 프로젝트의 큰 정신을 살려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한다"며 "보다 많은 지역인재 고용창출로 타 지역으로 인재가 유출되는 것을 막는데 기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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