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술 동국대학교 농업안전보건센터장

세계보건기구는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3대 요소로 식량 부족, 기후 변화, 감염병 유행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도 메르스 유행을 경험하면서 신종감염병의 출현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절감하게 되었다.

신종 감염병은 4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새롭게 발견한 감염병이다. 지금까지 인간에서 발생한 적이 없는 감염병이 새로 생긴 경우이다. 1970년대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에볼라바이러스병, 1980년대 초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2002년 중국 광동성에서 출현한 사스, 2012년 이후 중동에서 출현한 메르스 등이 이에 속한다.

둘째, 최근 발생이 급증하고 있는 감염병이다. 국내에서 1980년대 사라졌다가 1993년부터 DMZ를 중심으로 다시 출현한 말라리아, 1997년부터 청년에게 발생이 증가한 A형 간염 등이다.

셋째, 최근 지리적 또는 기후적 발생 영역이 확대된 감염병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및 유럽에서 유행하다 1999년 이후 북미지역으로 확대된 웨스트나일열, 2003년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이다.

넷째, 동물에서 사람에게 전파된 감염병이다. 아프리카 유인원에서 사람에게 전파된 후천성면역결핍증, 야생 들쥐에서 사람에게 넘어온 신증후군출혈열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신종감염병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환경의 변화(생태계 변화, 기후 변화, 도시화), 인간집단의 증가 및 국제적 영향과 교역의 증가, 병원체의 변화(유전적 변이, 내성획득, 자연적 선택, 진화), 동물병원소와 접촉 증가(자연 서식지 침범 및 개발) 등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국제간 여행객 및 화물 수송량 면에서 세계 수준에 근접해 있고 이런 경로를 통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신종감염병이 전파될 수 있어 철저한 신종감염병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내·외 감염병 발생 현황을 파악해 국민과 의료인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 및 홍보를 해야 한다. 검역을 강화해 감염병 유입을 조기 발견해야 할 것이다. 외국 여행자에게 방문하는 지역의 감염병 발생 현황과 예방법을 정확하게 제공하고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에게도 국내의 감염병 발생 현황을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감염병을 발견하기 위해 새로운 질병까지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민감한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병원체 실험실이 보강돼야 하고 질병 발견을 위한 전문가 네트워크가 활성화돼야 한다. 또한 최신 과학적 지식과 기술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신종감염병 대응체계를 철저히 구축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국가를 이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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