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한달 전 예측 가능"…경고 메시지 없이 방치 지적

북한이 6일 전격적으로 4차 핵실험을 감행했지만, 우리 군 당국은 이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외신에서 북한의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인공지진 관련 보도가 잇달아 나올 때도 "상황을 파악 중"이라는 반응만 보였다.

국방부가 위기조치반을 소집한 것도 인공지진의 규모와 진앙 등으로 미뤄 핵실험일 가능성이 크다는 언론 보도가 이미 나온 시점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 군 당국이 북한 핵실험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할 경우 핵무기 운반과 조립, 각종 계측장비 설치와 같은 사전 준비를 했고 이는 한미 양국 군 당국에 포착됐다.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할 갱도 입구를 봉쇄하는 조치도 핵실험을 예고하는 중요한 징후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작년 9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최소 한 달 전에는 예측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직전에도 군 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 동향을 포착하고 여러 차례 경고메시지를 보내며 핵실험을 저지하려고 노력했다.

정승조 당시 합참의장은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분주한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북한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핵실험을 앞두고 군 당국은 이렇다할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고 한반도 정세의 중대 위기를 앞두고 긴박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사실상 북한의 핵실험 준비를 까맣게 모른 채 북한의 대형 도발을 방치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이 작년 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을 한 것도 미국의 보수 성향 매체인 '워싱턴 프리비컨'의 보도가 나오자 우리 군 당국은 사후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쳤다.

북한의 SLBM 발사 사실을 직접 공개하든, 언론에 흘리든, 이슈화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이다.

북한이 우리 군이 파악할 수 없는 새로운 방식의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북한이 "역사에 특기할 수소탄 시험"을 했다며 과거 핵실험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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