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계·시민 모두가 눈물 한 방울까지 모아 다시 한 번 저력 보여줄 때

▲ 박승대 포항뿌리회장
2016년 새해 첫날. 동해안 최대 전통시장인 포항 죽도시장 내 '죽도어시장'을 아내와 함께 찾았다. 어시장은 모처럼 활기차 보였다. 활어횟집 골목을 지나는 동안 좌판에 앉은 할머니들의 손짓이 여기저기서 옷자락을 붙잡는 듯 했다.

"아저씨요. 우리 손주 과자값이라도 좀 하게 횟거리 좀 사가이소~" 옷에 파묻힌 한 할머니는 손 조차 들 기력이 없는 듯 사력을 다해 소리쳤다. 순간 걸음이 떼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아우성'이었다. 명줄이라도 잇게 해달라는 절규였다. 매출이 예전만 못한지 이미 수 년째라는 절절함이 상인들의 얼굴에서 간절함으로 비쳐졌다.

최근 가까운 지인이 포항의 신도시라 하는 양덕동에서 연말모임을 위해 단골식당을 찾아갔으나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꽤나 이름이 나 있었던 맛집 명소였는데 폐업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근 다른 맛집으로 치킨 집을 찾았지만 거기도 다른 식당이 들어서 있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로변 유명 브랜드 커피집도 수익악화로 문을 닫은 채 임대문의 간판이 붙었더라는 것. 폐업이 열병처럼 번지면서 유령 도시가 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바로 포항의 현실이라는데 시민 모두가 공감하리라.

철강경기가 호황이었던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포스코가 포항시에 납부한 지방세는 총 3천361억원. 하지만 철강경기가 침체를 맞은 2010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는 1천933억원에 불과했다. 거의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08년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6조54천억원으로 이듬해 979억원이라는 최고의 지방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기록도 이제는 '화석'으로 남게 됐다. 특정 기업의 지방세가 절반이나 감소한 것은 그야말로 '경악' 수준이다. 지방세수 규모가 이제 인구 25만인 이웃도시 경주시에 추월당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이다. 경북 제1의 도시라는 자리도 위태위태해졌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서는 신년 인사회 자리에서 "포스코는 포항경제의 주춧돌이고 포항제철소 청정화력 발전설비 교체 투자사업에 포항제철소의 존립 여부가 걸려 있는 만큼, 포항의 산업구조를 다원화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포스코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 역시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포항과 포스코를 만들어가는 데 중지를 모아달라"는 당부 말로 신년인사를 대신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반증일 것이라는데 이강덕 포항시장도 공감하고 있다.

정치권의 이 같은 입장표명은 새해 벽두에 그야말로 단비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포항시민 한 사람으로서 환영을 넘어 가슴이 뜨거워져 왔다.

해외자본으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에 놓여있던 포스코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07년 들불처럼 번졌던 '범시민 포스코 주식 사주기 운동'에 우리 시민 모두가 동참하지 않았던가?

이제 정치권을 선두로 지역 경제계를 비롯한 우리 시민 모두가 눈물 한 방울까지 모아 다시 한 번 저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나는 목 놓아 호소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