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부분개통에 교통표지판 부실…운전자 “아는 사람만의 길” 분통

▲ 울산-포항간고속도로 남경주IC에서 7번국도를 이용해 동경주IC로 연결되는 가설교통표지판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아는 사람만의 고속도로'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은 7번국도 경주시 외동읍에 설치돼 있는 교통안내표지판. 이종욱기자ljw714@kyongbuk.co.kr
울산과 포항을 잇는 고속도로가 지난해 12월 29일 부분개통됐지만 교통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무용지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9년 철강산업 메카인 포항과 자동차 및 중공업메카인 울산을 연결하는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공사를 착공, 2조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6년만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울산-포항간 거리가 21㎞(74.5km→53.7km)단축되고, 운행시간도 28분(60분→32분)이나 줄여줘 연간 물류비용만 1천300억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만성체증현상을 빚고 있는 7번 국도 울산-경주구간에서의 지체시간을 감안하면 그 효과는 기대치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동경주IC와 남경주IC가 경주시내와 20㎞이상 떨어져 있어 사실상 큰 필요성이 요구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분개통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특히 동경주IC는 7번국도에서 무려 15㎞가량이 떨어져 있어 포항에서 감포로 가지 않는 한 고속도로를 이용해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비게이션 역시 울산에서 출발할 경우 남경주IC에서 7번국도를 이용해 경주시내를 거쳐 포항으로 가도록 안내하고 있다.

실제 울산을 출발해 남포항IC를 가려면 먼저 내비게이션에 남경주IC를 입력시켜 주행한 뒤 남경주IC에서 동경주IC를 입력해야만 4번국도를 이용해 연결해준다.

포항을 출발할 경우에는 남포항IC를 입력한 뒤 동경주IC에서 다시 남경주IC를 입력해야만 고속도로가 연결돼 결국 '아는 사람만의 길'로 전락하고 말았다.

여기에다 7번국도에서 4번국도를 이용해 동경주IC로 가는 교통표지판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운전자들만 골탕을 먹는 실정이다.

현재 7번국도 울산방향의 경우 외동면에서 남경주IC방향 접속도로 안내표지판이 설치됐지만 남경주IC에서 동경주IC를 연결하는 7번국도와 4번국도 분기점에 가설안내판만 설치해 놓았다.

하지만 이 안내판이 크지 않은 데다 여러가지 입간판들과 뒤섞여 있어 운전자들이 확인하기가 쉽지 않으며, 양북면 어일리 분기점에는 이마저도 없어 운전자들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이처럼 부분개통한 고속도로 찾기가 힘들어지자 남포항IC 이용차량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포항시가 입수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1월 3일까지 교통량 조사를 보면 남포항IC 이용차량은 3만3천332대로 이중 입구를 통과한 차량은 1만7천896대인 반면 출구차량은 1만5천436대로 무려 2천460대나 적었다.

남경주IC에서 동경주IC로 연결되는 차량이 그만큼 적다는 의미다.

이처럼 부실한 교통안내로 골탕을 먹은 운전자들은 "아무리 부분개통으로 인한 임시방편이라지만 분기점에서 만큼은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포항-영덕간고속도로건설사업단측은 "지역의 요청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부분개통하면서 부실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운전자 편의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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