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김현수 진출 성공 '조선의 4번' 이대호 가세땐 빅리거 타자 총 6명 달해 日, 다르빗슈 등 투수 6명 빈번한 맞대결 벌어질 듯

우리나라와 일본의 스포츠 팬에게 한·일전만큼 가슴을 뜨겁게 하는 이벤트가 또 있을까.

올해 미국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때보다 한·일전이 빈번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끝판대장' 오승환(34)이 11일(현지시간) 내셔널리그의 명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전격 입단함에 따라 2016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한국 선수는 7명으로 늘었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7년간 1억 3천만 달러(약 1천576억 원)라는 잭팟을 터뜨린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를 필두로 류현진(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기존 선수에 올겨울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 오승환 등 3명이 가세했다.

여기에 '룰 5 드래프트'를 거쳐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거포 유망주 최지만(25)도 빅리그 규정(룰 5 드래프트 이적 선수는 다음해 팀 25인 로스터에 반드시 포함)에 따라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일본을 평정한 뒤 미국 진출을 선언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34)가 빅리그 구단과 계약에 성공하면 한국인 빅리거는 8명으로 늘어난다.

이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뛸 것으로 보이는 일본인 선수와 같은 수다.

'타격 기계' 이치로 스즈키(마이애미 말린스)를 비롯해 이와쿠마 히사시·아오키 노리치카(시애틀 매리너스), 다르빗슈 유 (텍사스), 우에하라 고지·다자와 준이치(보스턴 레드삭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와 새로 진출한 마에다 겐타(다저스)가 일본을 대표하는 빅리거다.



◇ 한국 타자 6명…일본은 투수 6명 =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한국과 일본 선수는 추신수와 다르빗슈, 류현진과 마에다 뿐이다.

팀 승리와 나라의 자존심을 걸고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각 팀의 중추인 상대 나라 선수를 넘어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대호의 빅리그 계약을 가정하면, 한국인 타자는 6명으로 증가한다. 이에 반해 이치로와 아오키를 뺀 6명의 일본인 빅리거는 모두 투수다.

한국 선수들은 아메리칸리그(4명), 내셔널리그(3명)에 고루 분포했지만, 일본 선수들은 아메리칸리그(6명)에 주로 있다.

결국, 추신수·박병호·김현수·최지만 등 한국인 타자들은 이와쿠마·다르빗슈·우에하라·다자와·다나카 등 일본 투수들과 자주 접할 것으로 보인다.

어깨를 수술하고 팀에 돌아오는 류현진과 카디널스의 셋업맨 오승환은 이치로와, 일본의 샛별 마에다는 강정호와 투타 대결을 준비한다.



◇ 미리 보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 두 나라 선수들의 활약상은 내년 3월 열리는 제4회 세계 야구 최강국 결정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과 일본의 성적과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에 더욱 관심을 끈다.

부상이나 구단의 특별한 제약이 없다면 빅리거가 두 나라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메이저리그에서 직접 상대하는 타자와 투수의 정보와 경험은 상대 전력을 연구하는 데 결정적이다.

한국과 일본은 2006년 출범한 WBC에서 흥행의 쌍두마차이자 최대 호적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해괴한 대회 규정과 일본의 벽에 막혀 4강(2006년), 준우승(2009년)에 머물렀다. 2013년 3회 대회에선 예선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1,2회 대회 거푸 우승한 일본은 3회 대회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에 챔피언을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지난해 프리미어 12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한국은 내년 WBC 첫 우승과 함께 국제대회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도전한다.

안방에서 열린 프리미어 12에서 한국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일본 역시 WBC를 통해 급반등을 시도할 참이어서 한국과 일본 모두 빅리그에서 뛸 대표 선수들의 결정적인 한 방과 짠물 투구에 기댈 공산이 크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