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500명 발묶여…7년 만의 한파주의보에 대설·강풍·풍랑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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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제주도에 7년 만에 한파특보가 내려지면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많은 승객이 제주공항 항공사 발권데스크 앞에서 줄 서 있다. 연합
7년 만에 발효된 한파주의보와 대설특보, 강풍특보 등으로 제주가 꽁꽁 얼어붙었다. 제주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의 전면 중단돼 수천명의 관광객과 도민들의 발이 묶였다.

2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6시 현재 한라산의 지점별 적설량은 진달래밭 90㎝, 윗세오름 94㎝, 아라 22㎝, 제주 8㎝ 등이다.

이날 현재 일 최저기온은 한라산 윗세오름이 영하 13.9도, 성판악 영하 7.3도, 유수암 영하 5.9도, 아라 영하 5.5도, 제주 영하 2.2도, 서귀포 영하 2.5도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25일까지 제주 산간에 10∼60㎝, 산간을 제외한 지역에 5∼10㎝가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제주 산간의 대설주의보를 대설경보로 대치했고 이어 오후 3시를 기해 산간 외 제주 전역에도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오전 11시를 기해서는 제주 전역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제주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지난 2009년 3월 13일 이후 7년 만이다.

대설특보가 발효되면서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오후 6시 30분 현재 한라산을 지나는 1100도로(어승생∼거린사슴)와 516도로(첨단로∼수악교), 비자림 전구간은 대·소형 차량 운행이 모두 통제됐고 남조로, 제2산록도로 전구간과 첨단로(월평1교차로∼첨단로입구3가) 등은 대형 차량은 월동장구를 갖춰야 하며 소형 차량의 운행은 통제됐다.

번영로·평화로·한창로·명림로 등은 대·소형 차량 모두 월동장구를 갖춰야 운행이 가능하다.

눈길 고립사고와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6시 43분께 서귀포시 516도로 숲터널 인근에서 시외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유모(53·여)씨 등 5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미끄러짐 사고와 단순 접촉사고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오후 2시 40분께 한라산 1100도로 휴게소 인근 도로에서 등산객(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고립됐다가 서귀포구조대에 의해 구조되는 등 비슷한 고립사고가 여러차례 발생했다.

제주공항에서는 많은 눈으로 인해 오후 5시 50분부로 활주로 운영이 중단돼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현재 군산으로 가려던 대한항공 KE1918편 등 출발·도착편 260여편이 결항, 제주공항 터미널에 대기 승객 4천500여 명의 발이 묶였다.

오전 10시 40분에는 광주로 가려던 아시아나 OZ8962편이 급격한 기상 악화로 기체 표면이 얼어붙으면서 제주공항에서 출발이 지연돼 승객 100여명이 5시간가량 항공기 안에서 대기하는 등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제주도 전 해상과 제주 남쪽 먼바다 등에는 풍랑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인 가운데 해상에 물결이 매우 높게 일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이날 여객선과 도항선 운항은 통제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해 기온이 큰 폭으로 내리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며 "24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영하권에 머무는 등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아 교통안전과 보행안전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중산간 지역 비닐하우스와 축사시설에서도 눈 쓸어내리기 등 폭설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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