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엔 폭설·강풍 동반한 '살인적 한파'…북부 영하 30∼40도

미국과 중국 등 지구촌이 최악의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역대급 눈폭풍'이 몰려오면서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한 동부지역이 초긴장 상태로 빠져들었다.'

전날 오후 1시께를 기해 시작된 눈발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워싱턴D.C.와 인근 버지니아 주,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 주 남쪽 필라델피아 등을 뒤덮었다.

미국 기상청은 이번 눈폭풍으로 워싱턴D.C.의 강설량이 '역대급'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말까지 워싱턴D.C.에는 2피트(61cm) 이상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됐다. 필라델피아와 뉴욕의 예상 적설량은 각각 30∼46㎝, 20∼25㎝다.

AP통신은 "미국 기상청은 2010년 워싱턴D.C. 등 미국 동부를 강타한 '스노마겟돈'(Snowmageddon·눈과 최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말)과 비교할 만한 눈폭풍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전날 오전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휴교령을 내렸다.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등 다른 주에서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번 눈폭풍에 영향을 받은 시민은 8천500만명으로 미국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한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폭설에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22일부터 이틀간 7천100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또 워싱턴 지하철의 운행이 22일 밤을 기해 오는 24일까지 완전히 중단됐다. 폭설로 지하철 운행을 멈추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인명 피해도 있었다. 미국 언론들은 눈폭풍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8명이 날씨와 관련된 교통사고 등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남동부 지역에서 13만3천가구가 정전 사태로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폭설로 발이 묶일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버지니아 등 주 곳곳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의 재고는 동이 나기 시작했다.'

중국 대륙도 폭설과 강풍을 동반한 역대 최강급 한파로 얼어붙었다.

주말인 23일 중국 북부지방은 영하 30∼40도의 살인적인 강추위로 몸살을 앓았다.

신화통신은 "중국기상대가 23일 오전을 기해 한파경보 수위를 '노란색'에서 '오렌지색'으로 격상하며 30년 만에 최악의 추위에 대비할 것으로 주문했다"고 전했다.'

'얼음도시'로 불리는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의 최저기온은 영하 30도까지 떨어졌고 중국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 알려진 다싱안링(大興安嶺) 지역은 영하 45.4도를 기록했다.

수도 베이징(北京)도 이날 30년 만에 1월 최저기온(영하 17도)에 근접한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고 톈진(天津)시는 사상 처음으로 한파 청색경보를 발령했다.

헤이룽장(黑龍江), 랴오닝(遼寧), 지린(吉林)성 등 동북 3성은 대부분 지역이 영하 24도에서 28도까지 떨어졌다.

러시아와의 변경지역인 네이멍구자치구 어얼구나(額爾古納)는 21일 47.8도에 이어 전날 영하 49.1도까지 떨어지며 연일 최저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양쯔강 중부지역, 양쯔강 이남지역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폭설 혹은 대폭설(하루 강설량이 20∼30㎝ 이상)로 몸살을 앓았다.

베이징, 톈진, 허베이, 산시(山西), 네이멍구, 저장(浙江), 안후이(安徽), 장시(江西), 후베이(湖北) 등 곳곳의 주요고속도로는 결빙과 폭설 등의 영향으로 상당수 구간이 폐쇄되고 항공편과 고속철도 노선 역시 지연 및 결항 등이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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